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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조기탈당 결심]『너도나도 보따리…』 분열 가속도

입력 | 1997-11-02 16:00:00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신한국당 탈당은 이회창(李會昌)총재로서는 이미 어느 정도 각오한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 여파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이미 진행되고 있는 신한국당과 여권의 분화(分化)작용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당내 민주계를 중심으로 한 비주류들은 이탈 움직임에 가속페달을 밟을 것이 분명하다. 관망파들도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될 것이다. 아직 당 잔류 입장을 고수하는 김덕룡(金德龍)선대위원장과 김위원장계 의원들도 고민에 빠지게 된다. 당내 민주계 중 적지 않은 숫자가 『김대통령까지 탈당한 마당에 당내에 남아 봐야 「곁방살이」 신세 아니냐』며 보따리를 쌀 가능성이 있다. 박찬종(朴燦鍾)선대위원장도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이총재에게는 모두가 고통거리다. 우선 「김윤환(金潤煥)선대위원장을 비롯한 민정계 중심으로 당을 이끌고 있다」는 정체성 비판에 직면하게 될 처지다. 이총재는 지난달 김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했을 때 신한국당을 「이회창당」으로 만들겠다는 결심이 확고했다. 그러나 김대통령이 「떠난 자리」를 메우는 일이 간단치 않다. 더욱 큰 문제는 당을 나간 「김심(金心)」이 어디로 향하느냐다. 「김심」이 「대선의 공정관리」에 있다면 여당후보로서의 프리미엄만 포기하면 된다. 하지만 걱정했던 대로 「김심」이 이인제(李仁濟)전경기지사에게 쏠린다면 상황은 다르다. 비록 김대통령의 임기말이라고는 하나 현직 대통령의 힘을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총재가 김대통령과 만나 「탈당 이후의 엄정한 대선관리」의 확약을 받아내야 한다는 주장이 벌써부터 이총재 진영에서 나온다. 한 핵심측근은 『김대통령이 탈당할 경우 사실상 이총재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므로 김대통령과 만날 수 있다』며 회동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대통령이 이전지사를 지원하려 한다면 이총재측은 이전지사를 또다른 각도에서 몰아붙여 대선구도를 「3김 대 반3김」으로 끌고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이런 구도를 만드는 데는 조순(趙淳)민주당총재와의 연대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그러나 이 점은 이전지사측도 너무 잘 알고 있다. 이전지사측이 신한국당에서 이탈한 민주계를 무조건 환영하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김대통령이 이전지사를 지원한다 해도 은밀하고도 기술적인 방법이 될 것 같다. 김대통령이 탈당한 이후에도 김대통령과 이총재 사이의 막후 파워게임은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 〈박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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