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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팬들이 대학로 소극장 콘서트에 몰려오는 것은 일종의 「거사」다. 그것도 5만원씩이나 주고. 그런데 이들은 이미 이 거사에 앞다투어 동참하고 있다. 소극장 공연에 낯선 중년팬을 부추긴 그 무대는 라이브 2관에서 열리고 있는 조용필 콘서트. 내년 음악인생 30년을 앞둔 조용필로서는 처음 갖는 소극장 공연이자 동아일보가 10월 한달간 주최한 「골든 쇼」의 마지막 무대다. 『부산요』 『전북 부안 인제요』 『아니 일본에서도 왔어요』 히트곡 「바람의 노래」 「꿈」 「단발머리」 「고추잠자리」 등으로 한차례 열풍이 지나간 막간에 조용필이 『어디서 오셨느냐』고 묻자 나오는 답이다. 나이는. 20대도 있지만 30대, 50대 부부도 사투리를 써가며 응한다. 조용필은 『(소극장 공연이)처음에는 서먹했는데 중반쯤에 이르니 나를 응시하는 눈이 더 크게 보인다』며 팬과 「가까운 거리」를 강조했다. 소극장 공연이지만 대형공연 못지않은 음향과 조명을 꾸몄다. 티켓 가격이 여느 가수의 두배가 넘는 것도 이에 대해 한치도 양보하지 않았기 때문. 그 고집에 답하듯 중년팬들은 「사랑하기 때문에」 「모나리자」 「여행을 떠나요」 등으로 넘어 갈수록 「자발적 오빠 부대」를 이루었다. 노래가 나올때마다 함성은 물론 벌떡 일어나 손을 흔들어대기도 예사. 홍은숙씨(32·경기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는 출산예정일을 불과 닷새 앞둔 만삭의 몸인데도 일어섰다 앉기를 되풀이했다. 81년부터 조용필 팬이라는 그는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더 감동적』이라며 발갛게 볼을 물들였다. 대기실에서는 권오을 민주당대변인이 『20년 동안 팬』이라며 다녀갔다. 공연은 일요일까지지만 티켓은 이미 보름전에 매진됐다. 〈허 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