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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거래 중단]기업 달러확보 『비상』

입력 | 1997-10-29 20:13:00


외환시장 거래가 연이틀째 중단되면서 기업들의 외환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시장이 마비되면서 기업이 직접 한국은행에 실수요(實需要)증명을 첨부, 외환을 「배급받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 더욱이 환율이 급등하면서 수출을 통해 달러화를 확보한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이 외환매도에 전혀 응하지 않아 달러화 배급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루 수백만달러의 달러 결제자금을 필요로 하는 D상사의 경우 29일 오전 10시5분 외환시장 거래가 전면 중단되자 부랴부랴 한은에 실수요증명을 첨부한 달러화 매입을 신청, 급한 불을 껐다. 이 회사 외환부 관계자는 『당일 달러 수요분을 잘못 집계할 경우 회사의 대외신용도 하락이 불보듯 뻔해 살얼음 판을 걷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외환시장이 마비된 상황에선 외국인 투자자들이 앞으로도 개장직후 무차별적으로 투자자금을 외환으로 바꾸려는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거래중단이 3, 4일 지속되면 공황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대그룹 계열 모 카드회사도 이날 오전 외국제휴카드사에 지불할 6만달러를 확보하지 못해 비상을 걸었으나 한은의 달러화 배급으로 가까스로 결제할 수 있었다. 원유수입 자금으로 대규모 외화부채를 지고 있는 정유사들은 상황이 더욱 다급한 편. 한 정유회사 외환 담당자는 『하루 3천만달러 이상의 외화자금이 필요하지만 시장 상황이 여의치 못해 전적으로 한은에 의존하고 있다』고 밝히고 『최악의 외화난이 해소되지 않아 한은의 외화 「배급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외환담당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박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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