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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李총재 『미워도 내편』…관계회복 필요성 인정

입력 | 1997-10-29 20:13:00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이회창(李會昌)신한국당총재 간의 갈등이 「자존심 대결」로 바뀌는 양상이다. 양쪽 모두 관계정상화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저쪽이 먼저 성의를 보여야…』라며 눈치를 보고 있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28일 『이대로는 곤란하다. 나라도 내일 청와대에 들어가서 저쪽 입장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29일 오전에는 『아직은 들어갈 여건이 안됐다』고 말했다. 이총재의 측근들은 이날 회의를 열어 『총재가 24일 정치혁신선언 지지결의대회에서 「검찰수사 유보결정 철회」를 회동 조건으로 내세운 이상 저쪽에서 움직임이 없으면 만나기 어렵다』는 입장을 잠정적으로 정리했다. 그러나 김윤환(金潤煥)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얼마전 이총재를 만난 자리에서 「김대통령을 만나 탈당요구의 진의를 전달하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금 뒤에 김위원장의 측근은 『김위원장의 말은 총재가 YS와의 회담을 거부하기 전에 그런 얘기를 했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먼저 고개 숙이는 것처럼 비쳐져서는 안된다」는 이총재측의 기류가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는 청와대도 비슷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청와대 회동은 자기들이 안하겠다고 한 것』이라며 『청와대가 먼저 나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 초 재선 및 관망파 의원들은 양측의 갈등 수습을 위한 김대통령과 이총재의 회동을 촉구하고 있다. 청와대나 이총재측 모두 『양측의 분열은 결국 DJP 연합의 집권가능성만 높여줄 뿐』이라는 당내 비판여론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따라서 어떤 식으로든 화해기류가 조성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29일 『청와대와 물밑접촉을 벌이고 싶어도 또 뭔가 딴 말이 나올까봐…』라며 아쉬움을 표출했다. 〈박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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