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에게서는 비만을 찾아볼 수 없다. 먹이를 구하기 위해 한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탓이다. 먹이를 찾아다니는 행위 자체가 운동인지라 사람처럼 다이어트를 따로 하지 않아도 살이 찌지 않는다. 인류 역시 원시 시대에는 식량조달을 위해 드넓은 초원을 이리저리 누비며 사냥을 하거나 물고기를 잡아야 했다. 인간의 몸은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이에 맞도록 진화돼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현대에 들어와 생겨난 이른바 성인병은 운동부족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 정도 움직이며 땀을 흘리도록 되어 있는 인체가 그러한 기능을 상실했을 때 나타나는 일종의 부작용이다. 편한 생활에 맛들이다 보면 몸을 움직이는 것이 점점 싫어지게 마련이다. 현대인들 사이에 걷기를 기피하는 추세가 그 대표적 사례다. 물론 시간절약을 위한 경우도 있으나 변명에 지나지 않을 때도 많다 ▼택시운전사들의 얘기를 들으면 불과 수백m 가까운 거리를 가기 위해 택시를 잡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고 한다. 계단을 내려가는 번거로움 때문에 지하철을 타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다. 의사들은 인간의 하체를 제2의 심장이라고 부르며 중요시한다. 하체의 근력과 근지구력이 심장 및 폐의 기능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다리가 강한 사람이 심장과 폐도 튼튼하다는 것이다 ▼25, 26일 이틀간 원주와 치악산에서는 제3회 국제걷기대회가 성대하게 열렸다.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느끼며 자연속을 걷는 일은 생각만 해도 즐겁다. 나이 든 사람도 무리없이 할 수 있는 운동이 걷기다. 시민들이 걷기를 일상화하면 교통난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우리의 도시구조는 보행자가 안심하고 걷기에 불편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걷기운동의 확산을 위해서는 이에 대한 보완작업에 눈돌릴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