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金正日)정권 아래서 북한 군부의 위상이 어떻게 변모할지는 쉽사리 단정짓기 어렵다. 일반적으로는 김정일이 당총비서를 승계하기까지 자신의 권력기반을 군부에서 찾았던 점을 들어 군부 입김이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 3년여간 대규모 장성인사를 통해 군부의 권력서열이 상향 조정되고 김정일의 대외행사 대부분이 군관련 행사에 할애되고 있는 점 등은 김정일체제에서의 군부 위상을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들이다. 이같은 기조는 현재 북한이 처해 있는 대내외 상황으로 볼때 김정일의 권력승계 이후에도 일정부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김정일이 군부 의존도가 높아지더라도 조정통제가 가능한 선에서 견제하리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사회주의 국가에서 군이 당보다 우위에 선 사례가 없으며 오진우(吳振宇) 최광(崔光)전 인민무력부장 사망이후 군부인사들이 당정치국에 한명도 진입하지 못하는 등 권력 핵심서열에서는 오히려 밀렸고 인민무력부장직도 아직 공석으로 남아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권력승계를 마친 김정일로서는 새로운 군부인사로 또 한차례 분위기 일신을 꾀하리라는 예상이다. 그렇더라도 올봄 1천2백여명의 장성을 진급시키는 두차례의 대규모 군부인사를 통해 자신의 핵심측근들을 요직에 이미 진출시켰기 때문에 인민무력부장의 임명 등 군지휘부의 보직조정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공석중인 인민무력부장직에 누가 오르느냐는 것을 보면 김정일의 향후 대군(對軍) 및 대남(對南)정책을 가늠할 시금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의 초점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인민무력부장 후보로는 김정일과 나란히 원수칭호를 받은 빨치산 1세대 이을설(李乙雪)호위사령관과 11명의 차수그룹 중 공군총사령관 출신의 총정치국장 차수 조명록(趙明祿), 기계화군단장 출신의 총참모장 차수 김영춘(金英春)이 꼽히고 있다. 이을설은 70년대 중반이후 김정일의 군부내 유일지도체제를 확립한 인물이며 김영춘 조명록은 최근 김정일의 신뢰를 받아 급부상하고 있는 인물들. 이들 외에 군부실세로는 차수들인 △김일철(金鎰喆)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전재선(全在善)1군단장 △박기서(朴基瑞)평양방어사령관 △이종산(李鍾山)부총참모장 등이다. 〈황유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