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모닝』『굿 이브닝』 지난 16일 오후 5시반 대덕연구단지에 자리잡은 LG화학 바이오텍연구소내 텔리컨퍼런스 회의실. 남두현(南斗鉉·42)책임연구원 등 합성공정개발팀 연구원들은 세계적인 제약사 스미스클라인비첨(SB)영국런던 본사의 팀 월스글로브박사팀과 친숙하게 인사를 나눴다.이제 막 출근한 런던 연구진의 진지한 표정이 국제전화 스피커폰에서 그대로 흘러나오는 듯했다. LG화학이 SB측과 신약 공동개발에 나선 것은 지난 5월. LG가 만든 퀴놀론계 항생물질 「LB20304」를 함께 임상실험, 「작품」으로 만들어 선진 각국의 판매 허가를 받아내기 위해서다. LG측이 SB를 끌어들인 것은 자체 개발한 원료물질이란 확실한 「담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연말까지 임상 3단계 실험용 시약이 필요하다. 진행상황은 어떤가』(월스글로브박사) 『공장에서 예측하지 못한 문제가 생겨 2주 정도 늦어지고 있다. 제조방법을 약간 수정하려고 하는데 나중에 정부승인 단계에서 문제가 없겠는가』(남책임연구원) 『수정방법을 문서로 남겨 추후 보강자료로 제출하면 큰 탈이 없을 것이다』(월스글로브박사) SB는 항생제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기업. 개발과정에서 야기된 문제점을 2시간 남짓한 회의에서 효과적으로 풀 수 있게 연구진은 물론 정부승인 담당자, 재무담당 등 10여명 전문가가 모두 참여한다. LG측으로서는 그들과의 대화 자체가 소중한 신약개발 노하우다. 매주 목요일 진행하는 텔리컨퍼런스에는 합성공정개발팀과 임상팀이 번갈아 참여한다. 오후 8시반에 열리는 임상팀간 회의에는 SB의 미국 현지법인까지 현지시간으로 오전 6시반에 참여,R&D의「3극체제」를갖췄다. 남책임연구원은 『99년까지 미식품의약국(FDA)에 신약신청을 하지 못하면 상업적으로 가치가 없다고 보고 시한을 정했다』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번듯한 신약이 세계시장에 나올 날도 머지않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래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