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향토시인이 뗏목형태의 「떼배(일명 테우)」로 목숨을 건 대한해협탐사에 도전, 횡단에 성공했다. 제주떼배보존연구회 회장 채바다씨(본명 채길웅·53·시인)는 지난달 30일 떼배에 의지한 채 제주 남제주군 성산읍 성산항을 출발, 항해 12일만인 11일 일본 나가사키(長崎)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떼배는 출항직후 남제주군 표선면 앞바다로 밀려나 5일동안 제주부근 바다에서 표류하는 어려움을 겪다 다행히 일본쪽으로 흐르는 조류를 만나 5일부터 정상항해에 들어가 마침내 성공을 거둔 것. 지난해 4월 첫번째 도전에서 기상악화와 준비부족 등으로 실패한 채씨는 이후 바람을 적절히 이용할 수 있는 돛대활용법을 새로 익혀 재도전에 나섰다. 이번 탐사에 사용된 떼배는 천년호로 명명된 제주전통 뗏목으로 길이 6.5m 폭 2.5m로 높이 3.5m의 돛대를 달았다. 떼배에는 채씨와 선원출신인 김덕주씨(42) 등 2명만이 승선했으며 이들의 안전 항해를 위해 제주도어업지도선인 삼다호(2백50t)가 뒤를 따랐다. 탐사항해를 무사히 마친 채씨와 떼배는 삼다호를 타고 14일 오전 제주항에 들어올 예정이다. 성산포를 무대로 작품활동을 하며 필명을 「바다」로 정할 만큼 바다에 미친 사나이인 채씨는 무모한 짓이라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떼배에 대한 신뢰를 버리지 않았던 것이 이번 항해의 성공의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채씨는 또 나약하게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모험과 도전정신을 보여주기 위한 것도 이번 항해의 목적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탐사는 떼배가 연안 고기잡이 뿐만 아니라 고대에 한국문화를 일본에 전하게 한 수단 중의 하나였다는 주장을 입증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임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