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발간된 97년판 국방백서 내용 가운데 북한 군사력 변화에 관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북한은 극심한 식량난은 아랑곳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안전보위부 산하 국경경비총국과 사회안전부내 인민경비대 병력 5만여명을 인민무력부로 소속을 바꾼 영향이 있지만 병력이 9만2천여명이나 늘어 총규모는 1백14만7천명에 이르렀다 ▼편제개편에 따라 장갑차는 5백30여대 줄였으나 야포는 2백여문, 지난해 강릉해안에 침투했던 상어급 잠수함 5척, 공군 전투기 10여대, 특수전부대 공수용 AN2 저고도 침투기 10여대 등을 각각 증강했다. 전투기의 50%를 전방지역에 전진배치했고 동서해안에 사거리 83∼95㎞의 샘릿 및 실크웜 지대함 미사일을 배치, 인천과 속초 외항을 공격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었다 ▼현재 북한에서는 주민 대부분이 기아선상에서 허덕이고 어린이와 노약자들은 영양실조와 질병으로 숨져가고 있는 것으로 외부 세계에 알려져 있다. 북한정권은 내놓고 식량지원을 국제 사회에 호소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군사력 증강만은 계속하고 있다. 「북한은 끊임없는 거짓 선전으로 전쟁준비만 하는 나라」라는 옛 동독의 마지막 평양주재대사 한스 마레츠키교수의 말이 실감난다 ▼김정일(金正日)은 91년말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취임한 이래 1백50여 차례나 군부대 「현지지도」를 했다고 북한 언론매체들이 선전하고 있다. 가뭄 수해 등 재해현장이나 민생현장을 방문했다는 보도는 찾아보기 어렵다. 김정일이 얼마큼 군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김정일이 당총비서로 공식 추대된 후 군부가 더욱 득세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주의깊게 지켜보아야할 대목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