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해외전략을 긴급점검하고 잇따라 재정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최근 내수불황으로 어느때보다 해외진출 동기가 커진데다 선진국시장을 중심으로 계열사별로 추진해온 해외진출전략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 때문이다.
▼통합경영시스템 도입〓최근 주요 그룹들의 해외진출 전략에 드러나는 가장 큰 변화. 대우의 해외본사체제가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는 각 그룹의 평가를 바탕으로 한다.
현대그룹은 최근 여러 계열사가 진출한 지역에서 주재원 가운데 선임자가 그룹을 대표, 해당지역을 관할하는 「총괄대표제」를 도입했다.
현대는 현재 단순히 회의주재 등의 역할에 그치고 있는 총괄대표의 지위를 앞으로 그룹을 대표, 지역정부를 만나는 수준까지 격상시킬 계획.
삼성은 최근 기업대사제도를 도입, 나라별 「컨트리매니저」를 파견해 그룹을 대표하고 해당국 경제개발까지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터키공장을 준공하면서 부품을 들여와 해외에서 생산하는 종전 방식에서 탈피, 현지에 부품생산 조립 판매까지 하는 통합체제를 구축했다.
▼후발개도국 집중공략〓미국의 AST사 인수부진 등 선진국 해외투자에서 골치를 앓아온 삼성은 최근 동유럽과 남미시장의 공략에 본격 나섰다. 삼성 비서실의 한 관계자는 『선진국시장에서 승산이 있느냐는 회의론이 연초에 대두됐고 동유럽 남미 등 새로운 33억명 인구의 구매력을 새로 평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94년부터 중국을 해외전략시장으로 선정하고 중국지역전략을 적극 추진해왔던 LG그룹도 최근 이 지역의 「전략점검회의」를 갖고 기존 전략의 재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LG는 이 자리에서 중국시장을 개발도상국시장으로 접근하면서 드러난 각종 문제점을 보완, 내년 1월경 새로운 중국전략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