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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조사]지리산 반달곰 10여마리 서식흔적 확인

입력 | 1997-10-13 08:04:00


지리산의 반달가슴곰. 그 깊고 푸근한 지리산 자락 어디에선가 힘겨운 겨울나기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는 상상만으로도 가슴을 설레게 하는 반달곰의 서식흔적이 최근 정부 조사단에 의해 공식확인됐다. 환경부는 최근 한일 양국 전문가들로 공동 조사단을 구성, 지리산 전역에 걸쳐 정밀조사를 벌인 결과 반달곰 10마리 이상이 살고 있는 흔적을 발견하는 개가를 올렸다. 「반달곰은 실제로 살아있을까」. 지리산에서 야생 반달곰이 공식적으로 목격된 것은 78년이 마지막. 그 이후 거의 20년이 지나도록 다시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이미 멸종된 것이 아닐까」하는 걱정을 떨칠 수 없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달 6일부터 11일까지 지리산 중심부인 불무장동 지역을 시작으로 쌍계사 함양지역 등 국립공원 북부 및 동부일대, 전남과 경남 접경지역 등을 차례로 정밀 조사한 정부 조사단은 희망을 안고 돌아왔다. 조사단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소한 10마리 이상이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만한 흔적을 발견한 것이다. 동면 굴 등 반달곰의 서식흔적을 다수 확인한 조사단은 『서식흔적이 발견된 10여마리를 포함해 지리산에는 약 20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더 정밀한 조사를 실시할 경우 생존 반달곰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조사단은 또 『지리산은 자연환경이 대단히 우수해 반달곰이 살기에 매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며 『총면적 4백40㎢인 지리산내에는 최대 1백50마리의 반달곰이 충분히 살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내년이면 앙증스러운 새 식구들이 태어날 것이란 반가운 전망도 나왔다. 조사단은 『올해 지리산에는 야생동물의 먹이가 되는 식물 생산량이 매우 풍부하다』며 『곰은 먹이가 많은 해에 충분히 섭취하여 짝짓기하는 습성이 있으므로 내년 봄에 새끼가 많이 태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했다. 한편 「지리산 반달곰은 민간에서 사육하던 곰이 도망치거나 웅담값을 높이기 위해 몰래 방사한 것에 불과하다」는 일부의 주장도 있다. 이에 대해 조사단은 『지리산에 살고 있는 반달곰은 이전부터 살아온 야생 반달곰의 후예이며 동면한 굴의 환경은 적어도 수백년 이상 사용돼 온 것으로 분석된다』며 『사육곰을 방사한 흔적은 없다』고 결론지었다. 이번 한일 공동조사단은 환경부 생태계조사단 한상훈박사와 민간단체인 지리산자연환경생태보전회(회장 우두성)회원 10명, 일본반달가슴곰연구소 마이타 가즈히코소장, 일본 야생동물보호수의사협회 야마모토 교스케수의사 등으로 구성됐다. 〈이기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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