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산불로 야생동물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으며 보금자리를 잃은 일부 동물들은 인간에게 복수극을 벌이고 있다. 산불이 보르네오섬의 오랑우탄 서식지로 번지면서 그 여파로 최근 암컷 오랑우탄 30마리가 희생됐으며 불길을 잡지 못할 경우 오랑우탄 외에도 호랑이 코끼리 코뿔소 등이 생존을 위협받을 것이라고 세계야생생물기금(WWF)이 경고했다. WWF는 성명을 통해 「칼리만탄 산불의 여파로 죽은 이들 암컷 오랑우탄은 불길과 연무를 피해 숲을 탈출한 뒤 새끼들을 애완용 또는 불법야생동물거래용으로 탈취하려는 범죄꾼들의 총을 맞은 것 같다」고 밝혔다. 어미를 잃은 새끼 오랑우탄 29마리도 기아와 탈수상태로 인근 도로변과 부락에서 발견됐다. 또 수마트라섬에서는 코끼리 1천8백마리가 호흡곤란과 굶주림으로 떼죽음하기 직전에 놓여있다. 수마트라의 베르바크국립공원 및 탄중 자붕 지구의 밀림에 살던 호랑이들은 산불 때문에 밀림을 탈출, 6월 이후 사람 4명을 물어죽인 것으로 보고됐다. 또 수마트라와 자바에서는 서식지를 빼앗긴 성난 코끼리떼가 넓은 농경지와 목재 오두막을 마구 짓밟아버린 사례가 여러건 보고됐으며 수마트라 벵쿨루에서는 지난주 농부 1명이 코끼리떼에 짓밟혀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주민들에게 코끼리떼의 길을 막거나 총을 쏘지 말도록 당부하고 있다. 이들 밀림은 산불 외에도 개발계획 때문에 야생동식물의 서식지 박탈, 먹이사슬 파괴 등의 피해를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 임업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4년간 약 7백30만㏊의 우림지대가 파괴됐다. 우림을 개간해 형성된 새로운 땅에는 고무 펄프 야자유공장이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