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정감사를 받는 공무원들의 태도에선 과거처럼 쩔쩔매던 모습이 거의 사라졌다. 대신 피감기관장들이 두루뭉실하거나 애매모호한 답변을 하는 일이 많았고 심지어 의원들의 질의가 있기도 전에 답변자료가 배포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2일 국방부에 대한 국방위 감사장에서는 의원들의 KF16전투기의 잇따른 추락사고와 관련한 질문과 김동진(金東鎭)국방장관의 답변이 있기도 전에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과장된 주장」이라는 내용의 답변자료가 미리 배포됐다. 이에 황낙주(黃珞周)의원 등 여당의원들이 앞장서 『3공이나 5공때도 없었던 일』이라며 강력히 항의했고 김장관이 정식으로 사과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의원들의 질의가 예상보다 무디자 일부 피감기관장들은 자신있는 태도로 맞대응하기도 했다. 부산경찰청에 대한 내무위 감사에서 동아대 자주대오 간첩사건과 관련, 야당의원들이 가혹행위의혹을 제기하자 황활웅(黃活雄)부산경찰청장은 『만약 가혹행위가 있었을 경우 형사 민사상의 책임은 물론 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강력한 어조로 자신감을 나타냈다. 부산시에 대한 내무위 감사에서도 부산 다대 만덕 택지지구 용도변경 및 아파트건축 사전결정승인건과 관련, 국민회의 추미애(秋美愛)의원과 문정수(文正秀)부산시장간에 2시간 동안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설전이 오갔다. 이런 가운데 재경위 국감에서 관세청은 마약 및 폭발물 탐지견을 비싼 값으로 사온데 대한 의원들의 질문이 나오자 아예 탐지견을 데려와 탐지시범을 보여 화제가 됐다. 〈김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