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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눈덩이 對美적자

입력 | 1997-10-04 20:16:00


미국에 대한 무역적자가 심각한 수준이다. 올 들어 9월말까지 대미(對美)무역적자는 81억2천만달러로 전체 무역적자 1백3억8백만달러의 78%를 차지했다. 최근 전반적으로 무역수지가 개선 추세임에도 유독 대미적자는 눈덩이처럼 급증하고 있다. 도저히 건전한 통상관계라고 보기 어렵다. 이같이 양국간 무역불균형이 심해지는 것은 우리 상품의 가격 및 품질경쟁력 저하에 원인이 있다. 그러나 더 큰 원인은 미국의 한국에 대한 보복적인 무역규제와 무차별적인 시장개방압력이다. 미국정부는 한국제품 수출이 늘기만 하면 곧장 제재를 가해 수출기회를 봉쇄해 왔다. 현재 반덤핑관세를 물리고 있거나 덤핑조사중인 한국제품은 컬러TV D램반도체 등 16개에 달한다. 심지어 남미를 통한 가전제품의 우회수출까지 규제하고 있다. 자국시장에서는 한국상품의 발목을 잡고 우리에게는 무한(無限)개방을 요구,적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것이다. 양국간 교역은 호혜(互惠)와 공존(共存)의 원칙아래 발전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번 자동차협상에서도 보듯이 미국은 슈퍼301조를 발동하는 식의 일방적인 통상압력을 가해선 안된다. 한해 1백억달러 이상 적자를 내는 한국에 개방압력과 수입규제를 지속한다면 원만한 통상관계를 유지하기 힘들다. 정부는 대미 무역 통상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그러잖으면 대미적자 누증을 막을 길이 없다. 개별품목의 시장개방 압력에 끌려다니며 양보만 하기보다 양국간의 교역균형 차원에서 당당하게 통상외교를 펴야 한다. 기업들도 거대한 선진국시장을 포기하고 개도국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소극적인 자세를 버려야 한다. 선진국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하는 상품은 곧 개도국에서도 설 땅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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