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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日꺾던 날]전국 뒤흔든 『감격의 물결』

입력 | 1997-09-28 20:25:00


후반 20분 「어휴」 장탄식, 38분 「와」 반전(反轉)의 대함성, 41분 「오」 대한민국 만세!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축구 한일전에서 한국대표팀이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한 28일 오후 전국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TV앞에서 가슴을 죄며 응원을 하던 시민들은 『월요일 아침 출근길도 날아가는 기분으로 사무실에 달려갈 것 같다』며 환호성을 올렸다. ○…서울 성균관대앞 미스터호프에는 일본으로 58명의 응원단을 떠나 보낸 4대 PC통신 축구동호회 「붉은 악마」의 회원 1백30여명이 경기가 끝나자 일제히 애국가를 부르며 역전승의 감격을 교환했다. 일부 회원은 거리로 뛰쳐나와 붉은 티셔츠를 벗어던지고 동호회 깃발을 흔들며 지나가는 시민들과 기쁨을 함께 나눴다. ○…현대와 뉴코아 등 서울 강남의 백화점 주차장은 평소보다 차량이 30% 가량 감소한 반면 아파트단지내 주차장은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차들이 빼곡히 들어차 한일축구전에 대한 국민적 열기를 반영했다. 많은 택시기사들도 점심시간을 오후2시에 맞춰 기사식당에 몰려 들어 서울시내 중심가의 차량통행이 평소의 주말에 비해 훨씬 한산했다. 대형TV가 설치된 서울역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등에 몰려든 승객과 행인들은 한국대표팀이 동점골에 이어 극적인 역전골을 터뜨리자 구호를 외치며 열광했다. 시민 오명석씨(38·회사원)는 『적지에서 비기기만 해도 절반은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전승을 거두니 정말 감격스럽다』면서 『답답한 정치현실과 경제불황의 고통을 일순간에 잊게해준 쾌거』라며 기뻐했다. ○…서울 신촌과 대학로 등의 호프집 카페 식당 등에서는 공짜 술과 안주가 넘쳐 흘렀다. 한국이 이기면 모든 손님에게 맥주를 무한정 제공하겠다고 한 신촌의 호프집 「카스캐빈」에는 3층 건물에 4백여명이 발디딜 틈없이 가득 들어차 승리를 자축하는 맥주파티가 벌어졌다. 이곳을 찾은 대학생 김경민(金敬敏·21)씨는 『낮술이 이렇게 맛있는 줄 몰랐다』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의 호프집 「라이브 시티」에서도 손님 전원에게 무료로 맥주와 안주를 제공했다. 이날 제공된 공짜술은 60병, 무료 안주는 60여가지. ○…평소보다 두배가 많은 2백여명이 몰려든 신촌의 형제갈비도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형제갈비측은 한국이 한 골을 넣을 때마다 맥주 한병씩을 무료로 제공했다. 〈김경달·이훈·신치영·이승재·이명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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