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스프링필드 중학생 라피가(16·여)는 3학년이 되면서 장래의 직업에 대해 고민이 부쩍 많아졌다. 그래서 매일 수업이 끝난 후 교내에 있는 직업정보센터를 찾는다. 라피가는 이곳에서 국내 각 고교와 대학에 관한 정보, 직업정보를 실은 다양한 책자와 팜플렛 등을 구해 읽는다. 라피가의 특별한 관심을 끄는 것은 「Jobs」라는 직업정보 컴퓨터 시스템. 컴퓨터 앞에 앉아 클릭만하면 수백여개의 직업을 소개 받을 수 있고 관련 대학과 지원자격 등 상세한 정보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다. 기자가 이 학교를 방문했을 때 라피가는 부모가 오래전부터 권해온 의사 직업에 대해 알아보고 있었다. 컴퓨터를 켜자 즐거운 음악과 함께 「안녕하세요. Jobs에 오신걸 환영합니다」라는 초기화면이 그를 반겼다. 라피가가 주문대로 이름과 나이 등을 입력하자 수백가지의 직업명이 알파벳 순서로 나열된 화면이 펼쳐졌다. 「doctor」를 클릭하자 화면에는 의사가 환자의 배에 청진기를 대고 진찰하는 사진과 함께 「의사란 무엇인가」 「의사의 적성은」 「지원가능 대학은」 등 세부내용들이 클릭을 기다렸다. 라피가는 25분만에 의사가 하는 일과 적성, 각 대학 의대 정보, 입학에 필요한 성적 등 자료들을 얻을 수 있었다. 싱가포르 교육부가 운영하는 이 시스템에는 모든 중고교가 연결돼 있어 학생들은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학생들이 막연히 자신의 흥미와 가치관 등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적성에 맞는 직업군을 추천해 주기도 한다. 이 학교 이홍릉교감(39·여)은 『학생들이 진로를 생각할 때 가장 큰 고민은 정보부족』이라며 이 시스템의 인기가 높은 이유를 설명했다. 〈싱가포르〓신석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