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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뜸]제주 돌하르방 명장 장공익씨

입력 | 1997-09-01 08:10:00


장공익(張公益·66·제주 북제주군 한림읍 금릉리)씨는 돌하르방과 함께 40년을 보냈다. 그의 손에 망치와 끌만 있으면 길가에 나뒹구는 돌이라도 부리부리한 눈, 두툼한 코, 벙거지 모자의 돌하르방으로 바뀌어 새 생명을 얻는다. 장씨의 손을 거쳐 새로 탄생한 돌하르방은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지만 대략 6만점에 이른다. 제주를 찾은 외국정상들에게 선물로 준 돌하르방도 모두 장씨의 작품. 장씨는 돌하르방 조각을 위해 전문교육을 받지는 않았다. 단지 손재주가 남다르다는 생각으로 뛰어들었다. 그의 손에 들린 망치와 끌은 옛 석공의 혼이 박힌 양 신들린 듯이 움직였다. 그의 얼굴은 어느새 돌하르방으로 변해갔고 별명도 「돌하르방」이다. 높이 5m20㎝, 무게 12t의 돌하르방 조각을 위해 꼬박 6개월을 바치기도 했다. 장씨는 아직도 창조보다는 모방을 고집한다. 돌하르방의 모습을 제대로 재현하지 못했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눈과 코는 어느 정도 따라갔지만 뺨만은 지금도 어렵다고 느낀다. 뺨의 높낮이가 돌하르방의 인상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여긴다. 장씨는 『선인의 손길을 올바르게 따라가지 못한 채 새로운 형태의 돌하르방을 만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지금 널리 퍼진 제주시지역 돌하르방외에도 대정읍과 표선면지역 돌하르방도 재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같은 장인정신으로 지난 93년 노동부가 지정한 명장(名匠)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돈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었다. 60여명의 제자가 거쳐갔지만 생업으로 삼지는 않았다. 다만 아들 2명이 가시밭길을 자청해 겨우 명맥을 잇고 있는 실정이다. 그에게 요즘 새로운 꿈이 생겼다. 작업장 주변 8천여평의 부지에 돌하르방과 제주의 설화를 조각화한 공원을 조성하는 것이다. 장씨는 『공원이 탐라선인들의 정신을 현재로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북제주〓임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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