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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배양덕/「호루라기 소년」 굳세게 살아라

입력 | 1997-08-30 08:22:00


듬직한 체구, 밤송이 같은 머리, 굵직한 목, 약간 굽은듯한 등, 굵은 다리모양…. 어쩌면 그렇게 나의 큰아들 모습과 비슷한지 철길 옆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는 너의 사진(동아일보 4일자 「아버지 눈을 뜨세요. 다음엔 세게 불게요」)을 보는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신고 있는 신발을 보니 끈이 없더구나. 그래서 위급상황에서도 아버지가 계신 쪽으로 급히 뛰어가지 못했니. 어린 소년에게 부담스럽게 걸쳐져 있는 X자 모양의 안전표시 어깨띠, 그리고 너무 슬퍼서 고개를 푹 숙인 네 모습에 얼마나 가슴이 찡하게 저려왔는지 모른다. 아버지의 노고를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겠다고 방학중에 위험한 철로일에 나섰다니…. 어린 너까지 그런 위험한 일에 나서게 만든게 우리 어른들의 책임인 것 같아 더욱 마음이 아프고 죄를 지은 기분이다. 고생을 알기에는 너무 어린 13세 소년이 어머니를 모시고 두 누나와 앞으로 살아갈 일이 걱정된다. 하지만 지민아, 용기를 잃지 말고 살아가기 바란다. 아버지께서도 하늘나라에서 너를 돌보아주실 것이다. 너의 효도하는 마음과 가난을 극복하려는 용기가 아버지를 대신해 가정을 지켜나가리라 믿는다. 뿐만 아니라 전국민의 성원으로 이 나라의 동량이 되고도 남음이 있으리라 기대한다. 배양덕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2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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