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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일주,맛을 담그고 香에 취한다

입력 | 1997-08-30 08:22:00


수입 포도주는 없어서 못판다는 말이 나올 만큼 외국산 포도주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하지만 지봉유설(芝峰類說) 산림경제(山林經濟)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 등 17∼19세기 서적에 포도주에 대한 기록이 두루 실려 있을 정도로 우리 조상들 역시 포도주를 즐겨 마셨다. 전통주를 만들어온 경기 포천군 화현면 「배상면주가」의 배영호 대표이사는 『쌀로 빚는 우리 술에선 과실주에서처럼 새콤달콤한 맛이 나기 때문에 따로 과일로 술을 담그는 일이 일반화되지는 않았지만 과일 특산지를 중심으로 포도주 매실주 다래주 머루주 배술 등을 담가 먹는 전통이 있었다』고 설명한다. 전통적인 방법대로 찹쌀과 누룩을 사용해 과실주를 담그면 발효주 특유의 톡쏘는 탄산가스의 맛이 살아난다. 과일의 향과 곡주의 은은한 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알코올 도수는 15∼16도로 포도만으로 담근 서양식 포도주에 비해 1.5∼2배 가량 독하다. 일반가정에서 포도주나 매실주를 담가 먹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 과일에 적당량의 설탕과 소주를 부어 묵혀두는 식. 이것은 원래 한방에서 과일로부터 약이 되는 성분을 우려내기 위한 방법으로 「술맛」도 떨어진다. 배상면주가의 최선주 개발실장으로부터 요즘 나오고 있는 포도와 자두 다래 사과 등을 사용해 전통적인 방법대로 과실주를 담그는 방법을 배워본다. 지금 담그면 이번 추석에 모인 가족들에게 근사한 맛의 전통과실주를 내놓을 수 있다. 같은 양의 과실주를 담그더라도 과일 종류에 따라 준비량이 약간씩 다르다. 포도의 경우 1∼1.2㎏, 자두는 0.8㎏, 다래는 0.8∼1㎏, 사과는 0.8∼1㎏, 배는 1.2∼1.6㎏ 정도 준비한다. 누룩은 서울의 경동시장, 성남의 모란시장이나 큰 재래시장의 제수용품가게에서 구할 수 있다. △준비물(사진 1)〓쌀(찹쌀 또는 멥쌀) 2㎏ 생수 또는 끓여서 식힌 물 2∼3ℓ 5ℓ짜리 투명한 용기 재래누룩 8백g 이스트 16g 과일 한가지 △만드는 법〓①쌀은 물이 맑게 나올 때까지 여러번 씻어 1∼2시간 물에 담가 둔다. 건져내서 30분∼1시간 정도 체에 담아 물기를 뺀다. ②물을 부은 찜통에 채반을 놓고 그 위에 광목이나 소창(얇은 면)을 깐 뒤 물을 끓인다. 김이 세차게 올라오기 시작하면 1∼2㎝ 두께로 쌀을 뿌리듯이 깔아주고 수증기가 다시 확 올라올 때 쌀을 깔아주고 하는 동작을 반복한다(사진 2). 쌀을 다 넣으면 뚜껑을 덮고 센불에 20분 정도 쪄 고두밥을 만든다. ③밥을 광목째로 꺼내서 펴놓고 쌀알이 서로 붙지 않도록 손으로 비벼주면서 완전히 식힌다(사진 3). ④준비해 놓은 용기에 생수를 붓고 이스트와 새끼손가락 끝마디 크기로 부순 누룩을 넣어 잘 저은 후 밥과 과일을 넣고 랩 등으로 밀봉한다(사진 4). 과일은 통째로 넣어도 되지만 술을 빨리 익히려면 으깨거나 갈아 넣도록 한다. ⑤30분쯤 지나면 이스트가 작용하면서 재료가 끓어오른다. 넘치더라도 신경쓰지 말고 직사광선을 받지 않는 25∼26도의 상온에 보관한다. ⑥5∼7일이 지난 뒤 뚜껑을 열어 맛을 보고 술이 익었으면 1.8ℓ 페트병에 부어 냉장실에 넣는다. 건더기가 가라앉으면 위에 괸 맑은 술을 다른 병에 옮겨 담는다. 〈글 박중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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