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단행된 고검장급 인사는 당초 예상과 달리 기존 서열을 깨뜨린 「파격인사」라는 점에 가장 큰 특징이 있다. 특히 서울지검장과 검찰국장을 지낸 인사들이 고검장급 인사에서 모두 뒤처지거나 아예 탈락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법무부차관에 사법시험 5,6회를 모두 제치고 7회인 元正一(원정일)대검 강력부장이 발탁된 것부터 고검장급에 대한 파격인사를 예고했다. 이에 따라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삼두마차 체제」를 구축해왔던 사시 7회 3인방은 모두 한번씩 선두자리를 차지한 셈이 됐다. 대검 강력부장은 沈在淪(심재륜)대구고검장이 가장 먼저 차지, 선두를 달렸으나 법무부 검찰국장은 金鎭世(김진세)부산지검장이 차지, 선두가 바뀌었었다. 원차관은 金鍾求(김종구)법무부장관이 검찰1과장 시절 수석검사를 지내 장관이 신뢰관계에 따라 발탁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한편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아들 賢哲(현철)씨를 구속한 심중수부장은 단명으로 끝났지만 대구고검장으로 승진했으며 검찰국장을 지낸 김부산지검장은 검찰국장 출신으로는 최초로 고검장승진 경쟁에서 탈락하는 비운을 맛보았다. 李源性(이원성)부산고검장이 대검차장으로 발탁된 것은 순리에 따른 인사로 예상됐던 구도. 또 둘다 중수부장 출신이지만 金泰政(김태정)검찰총장은 적극적이고 판단력이 빠른 반면 이대검차장은 합리적이고 느긋한 성격이어서 서로 단점을 보완하는 좋은 파트너가 될 것으로 보인다. 孔永規(공영규) 宋正鎬(송정호) 崔桓(최환)검사장을 모두 연고지인 부산 광주 대전고검장에 배치한 점도 눈에 띈다. 최고검장은 지난 1월 인사때 서울지검장에서 대검 총무부장으로 사실상 좌천된데 이어 이번에도 대검차장이나 법무부차관에 기용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이 빗나갔다. 한편 오는 12일경 단행될 것으로 알려진 지검장급 인사에서는 서울 부산지검장과 대검 공안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 법무부와 검찰의 주요 자리를 그대로 유지, 지난 1월 구축한 「선거체제」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하종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