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수습 및 신원확인을 못해 애태우고 있는 괌 현지의 유족대표 2백여명은 사고 발생 4일째인 9일 오후 소형버스에 나눠 타고 사고현장 1백m앞 언덕까지 들어가 조사 및 시신 수습작업 등을 지켜봤다. 일부 유족들은 현장 가까이 접근하자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졸도, 앰뷸런스가 출동하기도 했으며 한 유족은 가족이름을 부르며 절벽아래로 내려가 현장쪽으로 가려다 제지당하기도 했다. 사고현장을 지키고 있는 미군측은 사고현장에서 퍼온 흙을 한통 가져와 유족들이 한컵씩 떠가도록 배려. ○…유족들은 대부분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이렇게 참혹할 수가…』 『얼마나 고통스럽게 죽어갔겠느냐…』며 말을 잇지 못했다. 유족들은 사고현장을 조금이라도 더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망원경을 준비해간 사람이 대부분이었으며 1회용 카메라로 사고현장을 촬영하는 등 시신을 찾기위해 안간힘. ○…사고현장에는 20여명의 시체수습요원들이 방독면을 쓴채 연이어 잔해속에 남아 있는 시신들을 현장 근처에 마련된 냉동창고로 옮기는 등 진땀. 그러나 이날도 현장에 있는 비행기 동체는 치워지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어 현장을 찾은 유족들은 『저밑에 우리 가족이 있을텐데』라며 안타까워하는 모습. ○…9일 오전 괌 퍼시픽 스타 호텔내 합동분향소에서 열린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유가족설명회에서 50대 중반의 남자 유족이 울먹이며 『만약에 시신을 수습하지 못할 경우 「재」라도 가져갈 수 있겠느냐』고 질문하자 한동안 숙연한 분위기. 뜻밖의 질문에 잠시 침묵을 지키던 NTSB 관계자는 『재에도 단서가 숨어 있을 수 있고 세균감염 가능성도 있어 가져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검토해보겠다』고 말하면서 『그러나 우리는 모든 시신을 수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유족들을 위로. ○…이날 오후 미 해군병원에 입원해있던 한규희 주세진 정영학씨 등 한국인 3명과 현지교민 정그레이스씨가 미 공군 C141 수송기편으로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당초 서울로 옮겨질 예정이었으나 화상이 너무 심해 담당의사의 권유에 따라 화상전문병원인 샌안토니오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에 따라 현지 병원에는 현지교민인 심제니 심안젤라 심상영씨 등만 남게 돼 생존자 이송작업은 사실상 마무리. ○…당초 부인과 별거생활을 하다 재결합한 기념으로 가족과 함께 해외여행을 떠난 것으로 보도됐던 한상권씨(39·충북 청주시 수곡2동)는 인도네시아에 장기 출장을 갔다가 돌아와 아내와 딸 정희양(10·한솔초등학교 4년) 아들 도희군(5)과 함께 여름휴가를 떠났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