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의 李會昌(이회창)대표가 대선 때까지 단일지도체제를 유지키로 한 속뜻은 분명하다. 대선은 「친정체제」로 치르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복수부총재제 등 집단지도체제는 경선탈락 후보들을 여럿 껴안아 당내 화합을 꾀할 수 있는 장점은 있으나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고 판단한 듯하다.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할 경우 우선 일부 경선탈락후보 진영의 계보정치 움직임을 제도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자칫 대선을 앞두고 「적전분열(敵前分裂)」 양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부총재 인선 기준을 정하는 일도 쉽지 않다. 자칫 당내 분란을 더 격화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관심의 초점은 총재직 이양 후 대표인선이다. 이대표는 당내 결속을 위한 적임자로 李漢東(이한동)고문을 꼽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영남표를 겨냥, 金潤煥(김윤환) 李壽成(이수성) 朴燦鍾(박찬종)고문 등 영남출신을 대표로 기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당내에 적지 않다. 이대표가 민주계 사무총장 기용에 따른 민정계 대표설에 대해 『민주계라서 姜三載(강삼재)총장을 기용한 것은 아니다』며 대표기용 때 계파를 고려하지 않을 듯한 태도를 보인 것도 주목할 만하다. 집단지도체제 개편에 가장 적극적인 쪽은 경선에서 2위를 했으면서도 당내 입지 확보가 어려운 李仁濟(이인제)경기도지사다. 이수성고문이나 金德龍(김덕룡)의원 진영도 긍정적이다. 이대표측도 중장기적으로는 지도체제 개편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다만 대선 이전 도입은 당내 여러 사정을 감안할 때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아무튼 지도체제개편 문제는 당내 신주류와 비주류간 힘겨루기 양상에 따라 결론이 날 것 같다. 〈임채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