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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초대석]「나고야 수호신」선동렬 매니저 최인호씨

입력 | 1997-07-23 20:10:00


「나고야의 수호신」 선동렬(34·주니치 드래건스)이 움직일 때마다 언제나 배경처럼 서 있는 사람. 요즘 주니치 더그아웃에서 가장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간 사람. 바로 선동렬의 매니저 최인호씨(39·사진)다. 그가 연간 1백억원대의 매출액을 올리는 무역회사 사장에서 느닷없이 운동선수의 매니저로 변신하게 된 것은 선동렬과의 개인적인 친분 때문. 일본에서 대학원을 나와 일본어에 능통한 그는 지난 95년 매니저를 맡아달라는 선동렬의 간곡한 부탁을 받은 뒤 회사는 동생에게 맡기고 홀로 일본으로 건너왔다. 『생활은 남부러울 게 없었지만 남자로서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인생을 사는 것도 괜찮을 것 같더라고요』 야구선수 이름이라곤 선동렬 하나밖에 몰랐던 그였지만 주니치 합숙소에서 선수들과 생활하며 선동렬의 「입과 귀와 손」이 되는 일을 떠맡았다. 그는 지난해가 가장 힘들었다. 선동렬이 두차례 2군으로 추락했을 때, 이기던 경기에 등판했다가 지고 나와 팬들의 욕설을 뒤로 한채 경기장을 빠져나올 때는 차라리 자신이 선동렬 대신에 모든 비난을 받았으면 하는 심정이었단다. 그러다가 올시즌 그는 선동렬의 부활과 함께 「팔자」가 하루아침에 바뀌었다. 지난해는 거들떠 보지도 않던 일본 언론이 하루에도 수십차례 선동렬 인터뷰 요청을 해왔고 구단내에서 그의 입지도 자연히 높아졌다. 지난달에 엄선해 응해준 인터뷰만 50여건. 그는 앞으로 선동렬이 일본에서 활약하는 한 매니저를 계속할 생각이다. 「국보급 투수」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주는 일이 자신의 사업보다 더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오사카〓이 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