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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코스비 『공갈범은 숨겨논 내 딸』…법정서 눈물고백

입력 | 1997-07-16 20:43:00


미국사회에서 가장 가정적인 연예인으로 평가받아 온 흑인 코미디언 빌 코스비가 15일 자신이 한때 불륜을 저질러 사생아를 낳았다고 눈물로 고백, 미국인들을 놀라게 했다. 코스비는 자신의 딸이라며 생활비 4천만달러를 요구했다가 공갈혐의로 체포된 어텀 잭슨(22)에 대한 재판(본보 7월9일자 12면 참조)에 증인으로 출두해 불륜사실을 시인, 잭슨이 딸임을 간접적으로 고백했다. 이날 뉴욕 연방법원에서 2시간동안 계속된 증언에서 코스비는 지난 70년대중반 팬이라고 주장하는 여인과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에서 딱 한번 불륜의 관계를 가진 적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여인은 얼마 뒤 아기 사진 한장과 함께 보낸 편지에서 딸을 낳았다고 알린 뒤 정기적으로 코스비에게 전화를 걸어 생활비를 받아 갔다는 것이다. 코스비는 가족에게 폭로하겠다는 협박에 못이겨 매달 3천달러의 생활비를 보냈고 딸의 대학교육비도 전액부담해 왔다고 눈물을 흘리면서 증언했다. 그러던 중 잭슨이 지난해말 생활비로 목돈 4천만달러를 내놓지 않으면 자신이 딸이라는 사실을 언론에 폭로해 코스비의 연예인생활을 끝장내겠다고 협박했다는 것. 코스비가 이 요구를 거절하자 잭슨은 그가 출연하고 있는 CBS방송 사장과 그를 광고모델로 쓰고 있는 업체대표들에게 그를 비난하는 편지를 보냈다. 코스비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이같은 사실을 FBI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코스비는 시종 눈물을 닦아내며 진솔한 모습으로 말을 이어 나갔다. 현지 언론들은 코스비의 탈선행위는 실망스럽지만 그에게 오랫동안 그같은 고통이 계속됐다는 사실은 더욱 충격적이라며 대부분 동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뉴욕〓이규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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