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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순유도인 이창수씨 정착금詐欺 「좌절의 서울살이」

입력 | 1997-07-16 20:43:00


자유를 향해 사선(死線)을 넘은 지 6년. 그러나 꿈에도 그리던 자유의 대가는 이겨내기 힘든 빚과 좌절뿐. 귀순유도인 李昌壽(이창수·30·한국마사회 유도팀트레이너)씨. 지난 91년 귀순한 뒤 몇차례의 사기극에 휘말려 거금을 날렸던 그는 최근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을 감당하지 못해 법원으로부터 봉급압류통보를 받는 최악의 상황에 처했다. 현재 갚아야할 빚은 4천7백만원. 매달 이자만도 70만원이 나간다. 상여금을 합쳐 월 2백만원이 채 못되는 봉급으로 부인과 아들 셋의 생활비를 빼고나면 이자갚기도 벅찬 실정. 사실 귀순당시만해도 그에게는 장밋빛 미래가 펼쳐져있는 듯했다. 그러나 다른 귀순자들과 마찬가지로 세상물정을 몰랐던 어수룩함은 곧바로 사기꾼의 표적이 됐다. 평소 형님처럼 잘해주던 사람에게 몇차례 사업자금을 대주었다가 모두 떼였다.떼인 돈을 만회해보려고 다시 여기저기에 투자했으나 이 역시 헛일. 이자는 커녕 원금도 건지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4천만원에 전세들어 살던 집도 집주인의 파산으로 경매에 넘어가 하루아침에 거리에 나앉게 됐다. 이렇게해서 지난해초까지 날린 돈이 모두 9천만원. 정부로부터 받은 정착금 8천만원은 이미 온데간데 없다. 사기꾼에게 돈을 되돌려받으려다 폭행혐의로 벌금까지 물었다. 마사회가 보다못해 지난해 3월 무상으로 사택을 내주며 용기를 북돋워주었다. 이래서는 안되겠다싶어 이때부터 이를 악물고 돈을 모았지만 갚아야할 빚은 쉽사리 줄어들지 않았다. 『세상살이에 밝지 못했던 것이 이렇게까지 큰 후회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주위분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살아야할텐데…』 지난 세월의 회한이 배어있는 이씨의 안타까운 절규다. 〈이 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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