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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사태는 노르돔 라나리드1총리를 축출한 훈 센 제2총리가 권력기반을 구축하자 국제사회도 이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라나리드 제1총리는 유엔에서 훈 센총리에 대한 제재를 호소하고 있으나 각국은 「힘 없는」 라나리드 총리에게서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국가연합(ASEAN)국가들은 15일 라나리드총리가 축출된 채 구성될 캄보디아 새 정부를 인정할 것임을 시사했다. 태국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라나리드 왕자가 반드시 제1총리일 필요는 없다』며 『ASEAN은 어느 특정 개인에게 집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0일 캄보디아의 ASEAN가입을 무기한 연기키로 한 결정을 뒤집은 것. ASEAN은 훈 센의 쿠데타를 비난하는 의미로 이번 달로 예정됐던 캄보디아의 가입을 보류시켰었다. 이에 대해 훈 센은 『ASEAN이 계속 내정간섭을 할 경우 가입 신청을 철회하겠다』며 강경 자세를 취했었다. ASEAN이 훈 센을 인정하는 쪽으로 돌아선 것은 지난 12일 라나리드의 아버지인 노로돔 시아누크국왕까지 훈 센체제를 인정하는 등 이미 대세가 기울어진 마당에 굳이 마찰을 빚을 필요가 없다고 계산했기 때문이다. 유엔도 지난 11일 캄보디아 사태와 관련, 라나리드총리와 훈 센총리중 어느 누구 편도 들지 않겠다는 공식입장을 밝혔고 일본도 15일 「현실인정 불가피성」을 밝혔다. 이런 여건속에서 훈 센총리는 권력을 독점하는 대신 제1총리직을 그대로 두기로 했다.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기 위한 제스처이다. 라나리드파의 웅 후웃 외무장관을 16일 제1총리로 선출한 것도 이같은 정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훈 센총리는 내년 5월 총선에서의 단독 정부구성을 위해 벌써부터 라나리드파 인사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 등 정적(政敵)탄압에 나서고 있다. 캄보디아는 불안한 연립정부에서 확실한 1인 강권통치아래로 들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강수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