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에는 구민들의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문화행사가 많다. 매주 금요일 구민회관에서 열리는 금요음악회와 매월 한차례 우리나라 유명 작가들의 생가 및 작품의 배경지를 찾아가는 문학여행은 특히 구민의 호응이 높은 행사다.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어린이들도 부모를 따라와 온가족이 함께 구민회관의 금요음악회를 즐기는 모습은 흐뭇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8백석의 회관이 매번 꽉 채워지는 바람에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감상하는 가족들도 있다. 음악회를 통해 구민의 정서를 가다듬고 내일을 짊어지고 나갈 우리의 청소년들이 바른 심성으로 자라날 것을 생각하면 더 없이 고맙기만 하다. 어디 그뿐인가.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서 배운 작가들의 생가와 시비를 찾아 떠나는 문학여행 프로그램은 우리의 문화유산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메밀꽃이 핀 강원 봉평땅의 이효석 생가, 충북 괴산에 있는 「임꺽정」의 작가 홍명희의 낡은 생가…. 깊은 산중에 외로이 누워있는 방랑시인 김삿갓 묘소와 가슴저린 비극을 안고 있는 단종유배지인 영월은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이렇듯 구민의 문화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구청의 행사가 대통령선거로 인해 10월26일부터는 중단된다니 아쉽다. 수년전부터 구민을 위해 계속돼온 문화행사가 어찌 선심행정이란 말인가. 당국의 재고를 당부한다. 손수덕(서울 서초구 잠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