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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은행들 금리인상 『고민』…4단계자유화 이달 시행

입력 | 1997-07-02 20:25:00


「예금금리를 올리자니 은행수지에 큰 부담이 되고 그대로 놔두자니 고객을 뺏길 것 같고…」. 자유저축예금(연3%) 저축예금(연3%) 기업자유예금(연2%) 등 3개월 미만 수시입출금식 예금의 금리자유화가 코앞에 닥치자 은행들이 금리인상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이번 4단계 금리자유화는 3일 금융통화운영위원회 의결을 거쳐 이달중 시행될 예정. ▼ 선발은행들 ▼ 금리가 자유화되더라도 금리인상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정리한 상태. 대부분의 봉급생활자들이 요구불예금을 자금이체 및 결제수단으로 활용하는 점을 감안, 금리에 승부를 걸지 않겠다는 것이다. 조흥은행은 『자유저축예금 고객들은 잔액이 일정 금액을 넘으면 초과금액을 다른 고수익상품으로 옮기는 「스윙전략」을 벌써부터 구사하고 있으므로 금리를 올릴 필요는 없다』고 지적한다. 선발은행들이 소극적으로 나오는 것은 자유저축예금의 덩치가 워낙 커 섣불리 금리를 올렸다가 오히려 은행이익을 깎아먹는 악수(惡手)가 될 수 있기 때문. 은행 전체로 이번 금리자유화 대상예금은 총수신의 20%인 43조원.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은행들은 연간 4천3백억원을 이자로 더 내줘야 한다. ▼ 후발은행들 ▼ 한미 하나은행 등은 4일 모임을 갖고 금리자유화 이후 대처방안 등을 논의한다. 그렇지만 각자 「속셈」을 그대로 드러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유화 대상 수신이 은행별로 3조원 이상인 선발은행과 달리 후발은행은 3천억∼5천억원대로 비교적 적어 어느 정도 손실을 감수하고 금리를 올려 고객유치에 승부를 걸 가능성이 높다. 선발은행들은 후발은행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고 후발은행끼리도 눈치작전이 치열하다. 후발은행의 한 관계자는 『공격적인 영업을 하는 경쟁은행이 금리인상 카드로 치고 나오면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 〈이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