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무더위. 오염이 심한 도시의 공기. 짜증과 실망을 주는 정치. 이런 것들을 잠시 피해 자연의 넉넉한 품에 묻혀 삶의 속내를 음미해보고 싶을 때가 있다. 인천 옹진군 자월면 자월도 옆의 작은 섬 「대이작도」는 그럴 때 가볼 만한 곳이다. 주민수가 1백47명에 불과한 이 섬은 맑은 물과 모래사장에 울창한 해송 등 흔한 말로 천혜의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이 섬이 특히 돋보이는 것은 하루 6시간동안은 바다 깊숙한 곳의 「모래사막」에 앉아 노닐 수 있다는 점과 조용히 낚시를 즐기기에 그만이라는 점이다. 더욱이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인심이 무척 좋은 곳이다. 이 섬은 인천여객터미널에서 자월도행 여객선을 타고 서남쪽으로 1시간반정도면 갈 수 있어 주말 나들이에 적합하다. 대이작도에는 버스가 없다. 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유일한 대중교통수단은 1t트럭 20여대가 전부. 선착장에 멈춰있던 트럭들이 배에서 내린 관광객을 싣고 털털거리며 뽀얀 먼지속을 달려가는 모습은 2차대전 때 남태평양의 섬을 연상케 한다. 호텔 여관이 없는 이 섬에서 관광객들은 민박을 한다. 부아산에 올라 도라지 더덕 둥굴레 등의 산나물을 캐 민박집에서 반찬으로 만들어 먹는 맛은 일품이다. 부아산 정상에 오르면 자월도 승봉도 소이작도 덕적도 등 이웃 섬들이 눈 가득히 들어온다. 대이작도에는 큰풀안(장골), 작은 풀안, 목장불, 떼넘어(계남)해수욕장 등 4곳의 해안이 있다. 모두 어른 허벅지 정도의 얕은 수심이 바다쪽으로 2백∼3백여m 나있고 고운 모래가 깔려있다. 풀안해수욕장앞에서 보트를 타고 5백여m만 나가면 뭍도 아니고 바다도 아닌 「모래사막」에 닿는다. 썰물 때 하루 6시간 정도 동서로 2.5㎞, 남북으로 1㎞나 펼쳐지는 이곳에서 수영을 즐기고 조개도 캘 수 있다. 바위에 붙은 굴을 손으로 뜯어내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맛도 일품이다. 낚싯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놀래미 우럭 숭어 등을 잡으며 세월을 농하면 신선이 따로 없다. 배편 문의 032―884―3391 〈인천〓박정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