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세의 여대생이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나 여성의 취업난이 심해 전문 기술직에 종사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그래서 1년간 휴학하고 앞으로 전망이 밝을 것 같아 제과 제빵 기술학원을 다녔다. 6개월의 정규과정을 마치고 자격시험에 응시, 2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열심히 공부하여 자격증을 얻고나니 새 희망이 솟는 듯했다. 공부한 제빵분야에 취업을 하려고 하는데 마침 모백화점에서 이 분야의 신입사원을 뽑는다는 광고가 나와 무척 기뻤다. 며칠동안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고 입사원서를 받으러 백화점에 갔다. 원서를 받으러 왔다고 했더니 어느 분야에 응시할 것이냐고 물었다. 제빵분야라고 대답하자 『여자는 안뽑아요』하며 그냥 가라는 것이었다. 너무 황당하여 『그런 법이 어디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거야 회사 사정이고…. 안뽑는다면 그렇게 알지 뭘 알려고 하느냐』며 화를 냈다. 더 이상 말도 붙여보지 못하고 돌아섰다. 얼마나 실망이 컸던지 한동안 멍하니 서있으려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김연주(서울 서초구 방배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