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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똑같은 작가에 뻔한 스토리…일주일에 32편 홍수

입력 | 1997-06-16 08:10:00


일주일에 TV 3사에서 쏟아내는 정규 드라마는 32편. 하루 5편에 가까운 드라마가 방송되다 보니 문제점도 적지 않다. 유사품도 흔하고 탤런트의 겹치기 출연도 예사다. KBS2 「파랑새는 있다」 MBC 「내가 사는 이유」의 배경은 70년대 달동네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밑바닥 인생들의 이야기인 만큼 등장 인물의 분위기도 서로 닮았다. 70년대는 「젊은이의 양지」 「첫사랑」 등 KBS의 「복고상품」이 잇따라 성공하자뒤이어나온 것. 현재 방영중인MBC 「세번째 남자」 SBS 「여자」도 70년대에서 출발했다. 「파랑새는 있다」는 94년 방영됐던 MBC 「서울의 달」과 같은 작가(김운경)여서 두 드라마의 주연과 주변인물의 배치 구도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주연 이상인은 「서울의 달」의 주연 한석규와 닮았다는 소리를 듣는다. 이상인 스스로도 인정하는 부분. KBS1 일일극 「정때문에」는 앞서 방송된 「바람은 불어도」와 비슷하다. 역시 작가(문영남)가 같은데다 대가족을 배경으로 한 홈드라마의 속성상 유사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 16일부터 시작하는 SBS 「미아리 일번지」의 줄거리도 별반 다르지 않다. KBS2 수목드라마 「욕망의 바다」는 요즘 정경유착을 묘사하고 있다. 드라마에서 고위실력자로 등장하는 김병기는 「모래시계」에서도 같은 역할이었다. 배경 음악도 「모래시계」를 연상시킨다. 겹치기 출연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같은 얼굴이 여기저기서 다른 성격으로 나오는 모양이 우스꽝스럽다. 중견탤런트 강부자는 일일극 「정때문에」와 수목드라마 「욕망의 바다」에 출연중이다. 수요일과 목요일이면 한시간 간격으로 같은 얼굴을 볼 수 있다. 유동근은 「용의 눈물」 「욕망의 바다」의 주연이고 하유미는 「신데렐라」 「모델」에서 유사한 성격의 커리어 우먼으로 출연한다. 이밖에 두군데 이상 출연하는 탤런트는 서인석 하희라 한진희 김혜리 등 쉽게 꼽을 수 있다. 드라마가 많으니 꼴불견도 적지 않다. SBS 「모델」은 대사전달도 잘 되지 않는 신인들이 등장하고 KBS2 「마주보며 사랑하며」에서 「연기자」로 나선 「가수」 태진아는 장난스럽다. 『시청자는 드라마를 원한다. 재미없으면 안보면 된다』는 것이 TV3사의 논리. 그러면서도 뒤돌아서서 드라마 홍수로 인한 제작비의 폭증 때문에 대책을 협의중이다. 그러나 이에 앞서 고려해야 할 점은 전파의 주인은 시청자라는 사실이다. 〈허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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