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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SBS「정치토론」시간 박찬호 중계 『신경전』

입력 | 1997-06-04 08:17:00


○…지난 2일 나란히 대통령선거 후보 주자 토론회를 시작한 KBS와 SBS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첫 발단은 지난달 두 방송사의 토론회 윤곽이 드러나면서 『타사의 토론회에 먼저 참석하지 말라』는 압력이 있다는 소문에서 시작됐다. SBS 보도국의 한 관계자는 『한 후보로부터 KBS가 압력을 행사했다는 말을 직접 들었다』고 주장한 반면 KBS측은 『사실무근』이라고 응수했다. 결국 후보에 대한 「압력설」은 결론없이 흐지부지됐지만 이번에는 미 메이저리그 「코리아 특급」 박찬호의 야구경기 중계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것. ○…KBS는 2일 새벽 3시경(한국시간) 벌어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LA 다저스 박찬호의 선발 경기를 같은날 오전10시부터 2시간동안 녹화중계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간에 SBS는 김대중 국민회의총재를 시작으로 한 정치토론회를 생중계했다. SBS측은 『우리 토론회의 내용과 방영 시간은 이미 2주전부터 예고됐는데 남의 잔치에 재뿌리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 관계자는 『박찬호의 경기는 생중계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는 KBS가 우리와 같은 시간에 녹화중계한 것은 시청률이 높은 박찬호 바람으로 토론회의 김을 빼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시청률조사기관 MSK에 따르면 실제로 박찬호의 야구중계는 5.9%의 시청률(점유율 22%)을 보인 반면 SBS의 정치토론은 5.6%(점유율 20%)로 「정치가 야구에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KBS편성실 관계자는 『지금이 어느 때인데 그런 발상을 하겠느냐』면서 『공보처측과 새벽 3시 생중계를 위해 협의했지만 성사가 안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박찬호의 야구 생중계가 불가능해지자 대안으로 나온 방영시간대가 오전 6시30분. 그러나 이때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도노반 베일리의 1백50m 육상경기가 생중계됐고 또 오후 2시30분부터는 청룡기 개막전 중계가 잡혀 있어 적당한 시간이 없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방송관계자들은 『아무리 KBS측이 부인하더라도 보는 이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도 있는 미묘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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