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덕양구 토당동에서 청풍선인장농원을 경영하는 金軒九(김헌구·51)씨는 전국에서 선인장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사람. 그는 고양시 일대 30여 선인장 재배농가와 협력해 선인장 단일품목만 연간 1백만달러 이상을 수출한다. 이는 우리나라 연간 화훼수출물량의 절반을 넘는 것. 김씨가 주로 취급하는 선인장은 꽃처럼 생긴 울긋불긋한 돌연변이 선인장을 보통 선인장에 접붙힌 「접목 선인장」으로 수출물량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김씨가 처음 선인장 수출에 손을 댄 것은 지난 78년. 잡화를 취급하는 무역상사를 하다 알게 된 외국 화훼업자들에게 국내농가의 선인장을 공급해 볼 생각을 하게 됐다. 외국거래를 트기 위해 각국의 전화번호부를 뒤져 한 해 8백여통의 편지를 썼고 경기 부천시 범막동에 직접 선인장농원을 차리는 한편 고양 안성 등지를 돌아다니며 선인장을 구걸하다시피 해 물량을 댔다. 육종 재배기술 향상에 꾸준히 노력하면서 그는 88서울올림픽을 분기점으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접목선인장시장의 주도권을 쥘 수 있게 됐다. 93년에는 1백17만달러를 수출해 무역의 날에 백만불탑을 받기도 했다. 정부의 지원 없이 협력 농가들만의 노력으로 이루어낸 실적이라 더욱 값졌다. 그는 97고양세계꽃박람회에 네덜란드 과테말라 이탈리아의 3개 업체를 유치했고 자신도 세계관에 부스를 마련해 박람회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그는 『첫술에 배부르겠느냐』면서도 『화훼전문가들이 참여해 무역상담과 거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고 박람회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0344―979―1001 〈고양〓선대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