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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 前취조실 입주자 찾습니다』…市,2년째 방치

입력 | 1997-05-21 20:08:00


서울 남산의 구(舊)안기부청사 제6별관 지하2층 「취조실」을 포함한 지하벙커. 서울시가 지난 95년 12월 안기부로부터 구청사를 인수한 이래 여태까지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장기간 방치돼 있는 유일한 시설물이다.

계획에는 지난 1월초 서울시체육회가 입주하도록 돼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3월초 입주통보를 받은 시체육회는 지난 7일 끝내 입주를 포기, 서울시에 지하벙커 사용권을 반납했다.

「악명 높았던」 안기부 취조실은 제6별관 지하 2층에 있는 총 4백30여평 규모. 모두 30여개의 격실로 구성돼 있는 취조실의 한개 격실은 평균 14평 남짓했으며 방3개와 화장실 세면대 등이 있었다.

이 취조실을 포함한 지하벙커는 연면적 9백평에 지하 3층 규모의 시설물. 벙커에는 과거 안기부가 사용하던 집기 일부가 아직까지 남아있었다.

시체육회는 입주 포기 이유에 대해 『취조실을 포함한 벙커의 구조 전체가 미로처럼 복잡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체육회는 또 『교통이 편리하고 공기가 좋아 사무실로 이용할 계획이었지만 벙커의 설계및 배관도면을 넘겨받지 못해 시설물이 고장날 경우 수리가 불가능하다는 판단때문에 입주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시체육회 관계자들은 안기부의 취조실을 사무실로 사용해야 하는 「꺼림칙함」에 대해서는 끝내 함구했다.

그러나 지하벙커 사용권을 넘겨받은 서울시 재산관리과는 『백방으로 노력중이나 새 주인을 찾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한다. 재산관리과는 『조금만 손을 보면 사용하는데 별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도 사용하겠다고 나서는 기관이 없다』고 털어놨다.

서울시가 안기부로부터 소유권을 이전받은 남산청사는 모두 41개동에 1만3천9백여평. 이 가운데 14개동이 서울시청 별관으로 쓰이고 있다.

〈정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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