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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희 신드롬」이상열기…사인회 2백여명 보도경쟁

입력 | 1997-05-11 20:09:00


미국에서 누드모델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재미교포 이승희씨(27)가 귀국, 국내 팬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자 문화사대주의라는 비판과 성공한 사람에 대한 정당한 평가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동양인 최초로 플레이보이지 표지모델로 등장한 이씨는 인터넷 가입자들이 뽑은 「누드모델 베스트5」에서 데미 무어를 제치고 3위에 오르는 등 미국모델계에 「황색돌풍」을 몰고왔다.

그에 대한 국내팬들의 뜨거운 관심은 2백여명의 취재진이 보도경쟁을 벌인 김포공항에서부터 시작됐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영풍문고에서 열린 사인회에는 시작 몇시간 전부터 5백여명의 팬들이 몰리고 그의 누드사진첩을 손에 든 사람들이 3백여m나 줄을 서서 기다리는 풍경을 연출했다.

PC통신에서도 최근 그가 최대 화제로 떠오르는 등 청소년들 사이에 급속도로 「이승희 신드롬」이 퍼지고 있다.

연세대 사회학과 趙惠貞(조혜정)교수는 『역사와 문화가 다른 외국에서 어렵게 성공한 사람은 분명 존경받을 가치가 있다』면서 『그러나 그에 대한 진지한 탐구없이 맹목적으로 열광하는 것은 끊임없이 색다른 것을 추구하는 소비상품주의와 문화적 식민주의의 복합적 산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인회에 참가한 김모군(19·D대1년)은 『우리는 어느 분야에서든지 최선을 다해 성공한 사람을 좋아하고 푹 빠진다』고 말했다. 그는 『야구선수 박찬호 등과 마찬가지로 누드모델 이승희씨도 분야는 다르지만 자기 힘으로 성공해 조국을 빛낸다는 점에서는 똑같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윤종구·신치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