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학생들 소풍으로 경복궁을 다녀왔다. 역사를 바로 세우겠다는 뜻에서 일제의 총독부 건물을 해체하고 우리 민족의 얼을 심기 위하여 경복궁 복원 사업이 한창인 것을 보고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새로 가졌다. 경복궁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 숨쉬어온 심장부요, 한국의 미를 대표하는 상징적 건물이다. 그런데 못내 아쉬운 점이 있었다. 경복궁의 수많은 꽃들 가운데 가장 눈에 띄고 넓은 자리를 차지한 것이 벚꽃이었다. 벚나무의 유래야 어떠하건 한민족의 중심부인 경복궁에 우리의 국화인 무궁화는 보이지 않고 벚꽃만 유별나게 많아 눈에 거슬렸다. 우리 겨레와 민족의 국화가 뒤바뀌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무궁화 꽃은 7월부터 10월에 피기 때문에 보이지 않겠지만 무궁화 꽃은 1백여일간 계속 피므로 무궁화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벚나무들은 해방 이전에 심어놓은 것도 있지만 해방 이후에 심어놓은 벚나무들도 많았다. 항상 봄날 이맘때가 되면 진해 군항제니 전군가도 벚꽃터널, 용인 장미축제니 하면서도 왜 우리 경복궁에는 무궁화 축제가 없는지 모르겠다. 벚꽃이 아름답다면 서너그루면 충분하다고 본다. 진정 민족의 정기를 찾고자 하는 것 가운데 가장 손쉬운 것 중의 하나는 우리 고유의 수많은 나무 꽃을 많이 심고 가꾸는 것이라고 본다. 조선 도읍 6백년의 역사를 가진 수도 서울의 한복판인 경복궁에 우리 겨레의 나무인 아름드리 소나무와 나라의 꽃인 무궁화 그리고 우리나라의 자생화인 개나리 진달래 철쭉 살구나무 동백 등을 울창하게 조림하여 사철로 꽃이 피고 새가 지저귀는 세계적인 궁중정원으로 새롭게 탄생되었으면 한다. 주보연(진선여자고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