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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운동가 장기표씨,30년넘은 지역민원 해결촉구 농성

입력 | 1997-04-15 20:00:00


70∼80년대 시대의 격랑을 온몸으로 헤쳐온 재야운동가 張琪杓(장기표·52)씨. 그는 지난 14일부터 서울 세종로 문화체육부 청사 정문앞에 거적을 깔고 앉아 외로운 「농성 투쟁」을 벌이고 있다. 장씨의 어깨띠에는 「문체부의 복지부동 직무유기를 규탄한다」는 구호가 적혀 있다. 그가 내건 요구사항은 이씨 문중 재산을 관리하는 재단법인 지덕사의 해체. 그의 옛 지역구인 서울 동작구 상도2,4동에서는 지덕사와 주민들 사이에 땅 3만8천여평을 둘러싼 분쟁이 진행중이지만 이는 30년넘게 끌어온 「고질 민원」으로 정부도 섣불리 개입하지 못해왔다. 문체부 간부가 직원을 보내 『차나 한잔 하면서 대화로 풀어보자』며 농성을 풀라고 권유하지만 장씨는 요지부동. 주민대표와 함께 밤을 꼬박 새운 그는 『장관이 직접 해결책을 내놓지 않는 한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그러면서도 겸연쩍어하는 표정이다. 그는 『동료 후배중에는 「정권규탄 투쟁은 벌이지 못할 망정 동네민원 일에 매달려서야 되겠느냐」고 힐난하는 이도 없지 않다』면서도 『행정당국이 어려운 문제라 해서 깔고 뭉개며 세월만 보내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박원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