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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정책보고서]공무원사회 파문우려 급거회수 소동

입력 | 1997-04-14 20:12:00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정부 부처 몇개 정도는 없애도 무방하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보고서가 관가에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자 자료를 급거 회수했다. 전경련은 지난 11일 오후 부설 한국경제연구원이 崔鍾賢(최종현·선경그룹회장)전경련회장의 지시에 따라 작성한 「21세기 세계인류에의 제언」이란 보고서를 언론사에 배포한지 3시간여만에 회수했다. 표면상 이유는 「보고서가 완결되지 않은데다 회장단이 미처 검토하지 못했다」는 것. 그러나 진짜 이유는 공무원감축, 일부 부처 폐지 등의 내용이 공무원사회에 파문을 일으킬 것을 우려했기 때문. 전경련보다는 선경측이 정부와의 갈등을 우려해 다급하게 회수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회장이 이 제언 마련에 관심을 보인 것은 지난해 11월. 그는 『일개 기업도 몇십년 후를 내다보고 경영전략을 수립하는데 어떻게 국가가 제대로 된 전략도 없느냐』며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한경연에 지시했다. 그는 틈나는대로 관련 연구원들을 격려하는 등 보고서 작성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는 것. 회수파동이 빚어지자 한 연구원은 『순수한 의도의 연구물이 왜 이런 바람을 타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이희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