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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화제의 책]「내가 처음 가본 그림 박물관」

입력 | 1997-04-12 08:43:00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호랑이는 어디 갔을까. 할머니의 이야기 보따리가 사라진 지금 어린이들이 곰방대를 물고 있는 호랑이를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조상들의 해학과 삶의 여유가 담긴 호랑이의 초상은 박물관의 옛그림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까. 「내가 처음 가본 그림 박물관」(길벗 어린이)은 이야기가 있는 옛그림 모음책. 풍속화의 대가 김홍도가 그린 나비그림, 진경산수화로 유명한 정선의 방아깨비 그림, 조선조 나비그림의 1인자 남계우의 나비그림, 매화를 좋아해서 「매수」(매화 늙은이)라는 별명이 따라다녔던 조희룡의 매화 그림 등등. 어린이들이 이야기를 쫓아가다 보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그림속에 빠져들 수 있도록 구성했다. 딱딱한 「도감」이 아니다. 물고기를 기다리며 숨을 죽인 물총새, 무거운 쟁기를 끌면서도 빙긋이 웃고 있는 소, 새 사냥에 실패한 고양이의 맹한 표정, 독수리의 날카로운 눈매에 붙잡힌 토끼의 놀란 눈 등등. 보기만 해도 절로 웃음이 배어나고 이야기가 우러난다. 동양화가 어둡고 칙칙하지만은 않다는 것. 서양화는 있는 그대로를 화폭에 담지만 동양화는 꽃 벌레 돌멩이 하나 하나에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그린다는 것. 어린이들이 우리 그림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꾸몄다. 조상들의 풍습과 생활상을 보여주는 그림도 담았다. 숙제를 하지 않아 서당의 선생님께 매맞고 우는 아이, 우물가에서 물을 길으며 얘기꽃을 피우는 아주머니들 등등. 조선시대 유명화가 28명과 이름을 알 수 없는 「환쟁이」 등의 작품 1백27점을 모아 아동문학가인 조은수씨가 그림속 이야기를 지었다. 각권마다 본문이 끝나면 「그림 찾아보기」를 통해 본문에 나온 그림들의 「원그림」과 화가에 대한 소개를 실었다. 「동양화는 서양화와 어떻게 달라요」 「색깔은 어떻게 만들어 졌을까요」 등 우리 그림과 문화에 대해 궁금해 하는 내용도 함께 담았다. 1∼3권은 꽃 나비 벌레 새 그림, 동물그림을 모았고 4∼6권은 산수화 민화 풍속화를 묶었다. 각권 7,000원. 〈이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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