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뜰앞에 서면 세상이 환하다. 화단을 가득 메운 봄꽃들이 눈부시다. 우리 전래의 꽃도 있고 가깝게는 중국이나 일본에서, 멀리는 프랑스 러시아 인도에서 건너온 꽃들도 있다. 꽃들에게는 국경이 없다. 꽃들은 서로 시샘하지 않는다. 아름다움을 다투지 않는다. 함께 어울려 평화의 합창을 피워 올릴 뿐이다. 「세계 교과서에 실린 명작동화」(전17권)는 마치 하늘을 나는 양탄자에 우리 어린이들을 태우고 지구마을의 동화교실로 인도해주듯 한다. 세계를 한동네처럼 한마당처럼 마음껏 돌아다니며 다른 나라 어린이들과 사이좋게 이야기꽃을 피워올린다. 김서정(프뢰벨유아교육연구소) 박정진(어린이 도서연구회) 정병규씨(동화나라)가 내용을 살폈다. 김씨는 『동화는 막연히 「곱고 예쁜」 이야기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충격을 주었을 것』이라며 『난센스 퀴즈 같은 짤막한 이야기에서 서사적인 중편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했다』고 평했다. 김씨는 각국 교과서에 실린 명작인 만큼 문학성도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씨는 『외국의 교과서에 실린 동화를 소개하는데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틀린 곳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며 『미국편에 중국의 옛날이야기를 실은 것도 어색하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어린이들이 그냥 재미로 읽을 수 있는 작품도 교과서에 실릴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며 『우리 동화책이 유아와 초등학교 고학년에 편중돼 있는 현실에서 초등학교 저학년들에 매우 유익한 읽을거리』라고 평했다. 박씨는 다만 『나라별로 동화를 묶은 만큼 책머리에 그 나라나 민족에 대한 「징검다리 글」을 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병규씨는 『전래동화 창작동화 동시 희곡 등 여러 장르의 작품이 골고루 실려 있어 좋았다』며 『현지 교포들에게 직접 내용을 살피게 한 성의도 돋보였다』고 평했다. 정씨는 그러나 『권마다 20∼40여편의 동화를 실어 어린이 독자에게 다소 부담을 주는 것 같다』며 『한 이야기를 읽고 나서 감동의 여운을 남길 수 있도록 여백이 있는 편집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나라마다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 풍속을 배울 수 있도록 나라별로 동화를 한데 묶었다. 제11∼14권은 초등학교 고학년용, 나머지 12권은 저학년용으로 꾸몄다. 각권 4,000원 〈이기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