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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룡-김상현씨,「한보 태풍권」진입 『비틀』

입력 | 1997-04-07 20:11:00


7일의 한보청문회에서 鄭泰守(정태수)한보총회장이 돈을 건네준 대상으로 지목한 신한국당의 金德龍(김덕룡)의원과 국민회의의 金相賢(김상현)지도위의장 등 여야의 대선주자들은 입을 모아 한보자금 수수설을 일축했다. 김의원은 이날 곧바로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해명 기자회견을 갖고, 김의장은 대선행보를 위한 지방순회를 계속했으나 이들 진영 관계자들은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 김덕룡의원 ▼ 김의원은 이날 오전 개인사무실인 서울 한국프레스센터내 「덕린재(德隣齋)」에서 참모진과 대책을 숙의한 뒤 오후에 기자실에 들렀다. 그는 기자실에 들어서자마자 매우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한마디로 소태씹은 맛』이라며 해명 회견을 시작했다. 그는 이어 『청문회 등에서 거명된 자체가 부끄럽기 그지없다. 일체의 선거자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강력히 부인하면서 『피의자 한사람의 입에 정치권 전체가 달려 있는 현실에 자괴감이 든다』며 검찰의 태도에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난번에 대두된 5천만원의 한보자금수수 의혹이 청문회를 통해 해소되기를 기대했는데 오히려 확인되는 결과가 되어 버렸다』며 『적절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 측근은 『그간의 의혹에 대해 「정공법」을 택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의원은 8일 오전 다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구체적인 「반전(反轉)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 김상현의장 ▼ 김의장은 이날도 대구와 부산지역을 방문, 경선출마를 위한 발걸음을 늦추지 않았다. 김의장은 그동안 한보자금수수설에 대해 『내가 많은 사람을 알고 있지만 정태수총회장과는 옷깃도 스친 적이 없다』고 부인해왔다. 김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김의원은 자신에게 건네지려던 한보 자금이 중간단계에서 사라진 것 아니냐는 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의원이 측근을 통해 돈을 받았으나 한보 돈인지는 나중에야 알았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정치자금문제와 관련한 김의장의 지론은 이른바 「생선론」이다. 『몸속에 가시를 숨기고 있거나 상한 생선은 입에 대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통상적인 정치자금은 받되 조건이 있거나 냄새가 나는 돈은 절대 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김의장이 「한보자금」이라는 「상한 생선」을 먹었다는 의혹이 제기됨으로써 대권도전 행보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이번 청문회 증언내용으로 그의 대권행보는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영찬·정용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