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경험적 증명에 바탕을 둔 과학과 개인의 믿음에서 출발하는 종교는 양립하기 힘들 것으로 여긴다. 따라서 과학문명이 발달할 수록 무신론자의 숫자도 늘어나리란 예측은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통념을 무너뜨리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최근 영국의 과학잡지 네이처에 실린 미국 조지아대 법대 에드워드 라슨교수와 래리 위덤의 미국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종교관 조사결과에 따르면 40%가 신의 존재와 내세를 믿는다고 응답했다. 이는 81년전인 1916년 미국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종교관 조사결과와 일치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당시에도 조사대상 과학자의 40%가 신을 믿는다고 응답했었다. 라슨 위덤연구팀은 81년전 당시 제임스 류바가 「미국의 과학자들」이란 명사인명록에 수록된 과학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방식을 그대로 활용, 95년판 「미국의 남녀과학자」 인명록에서 추출한 과학자들을 조사대상으로 삼았다. 당시 조사를 실시했던 제임스 류바는 과학자의 40%가 유신론자라는 사실에 놀라워하면서 그러나 과학문명의 발전에 따라 미래의 과학자들 가운데는 무신론자 비율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었다. 라슨교수는 『신의 존재와 내세를 믿는 과학자들이 80년전에 비해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는 사실이 매우 놀랍다』고 말했다. 〈김세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