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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립학교 「상업주의」 확산 논란

입력 | 1997-04-03 20:06:00


미국의 상업주의는 어디까지 갈 것인가. 최근 상업광고를 받아들이는 공립학교의 수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미국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찬반의 논쟁이 한창이다. 논쟁의 발단은 최근 뉴욕시 교육위원회가 앞으로 9년간 산하 공립학교의 스쿨버스에 일제히 기업광고를 부착하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광고가 학교에 침투하기 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3년전부터 콜로라도주는 학교복도에 상품광고를 허용하면서 기업으로부터 광고료를 챙기기 시작했다. 청소년들이 즐기는 음료수광고가 복도를 메웠고 초콜릿선전이 경쟁적으로 학교 건물안으로 파고 들어갔다.플로리다주의 한 지역 교육위원회는 1백50개 전체 공립학교가 광고를 받아들이도록 했으며 다른 15개 주에서는 방송광고 대행사의 홍보방송을 하루 1시간씩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대가로 광고료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뉴욕주의 경우 광고금액이 무려 5천3백만달러(4백70여억원)에 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도마위에 오르게 된 것이다. 교내광고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의 주가 교육예산을 삭감하고 있어 학생지도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뉴욕주는 최근 3년간 교육예산이 21%나 줄었다. 학생은 늘어나고 실험실습비용은 해마다 증가하는데 오히려 설비투자는 뒷걸음질을 하고 있어 상품광고는 불가피한 조치라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미국의 상업주의가 마침내 갈데까지 갔다며 교내광고에 반발하고 있다. 자금이 부족하면 주정부와 주의회를 대상으로 예산투쟁을 해야지 소비성 광고를 실시하는 것은 비교육적이라는 것이다. 〈뉴욕〓이규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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