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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철강 부도전 1兆대출, 부정평가 묵살 강행

입력 | 1997-04-01 19:51:00


제일은행은 한보철강 부도전에 1조7백여억원을 대출해주면서 자체적으로 사업성평가를 하지 않았으며 외부기관의 부정적인 평가와 실무자의 견해도 묵살하고 대출을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제일은행을 상대로 한 국회 한보사건 국정조사특위에서 柳時烈(유시열)제일은행장은 『은행은 철강기술에 대한 전문성에 한계가 있어 자체적인 사업성검토를 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유행장은 또 의원들이 『제일은행이 의뢰한 한국신용정보의 한보철강 평가결과와 실무심사역들의 검토의견이 대출에 부정적이었다』고 지적하자 이를 시인하면서도 『전문연구기관들이 철강산업 전망이 좋다고 분석했고 산업은행이 한보에 시설자금를 대출해주고 있어 제일은행도 대출을 하기 시작했다』고 답변했다. 李世善(이세선)제일은행전무는 李麟求(이인구·자민련)의원이 『지난 95년 대성산업으로 기울던 유원건설 인수사가 한보그룹으로 바뀐 것은 외압때문이 아니냐』고 따지자 『아는 바 없다. 다만 대성산업의 재무구조가 한보보다 훨씬 낫다는 것은 시인한다』고 답변,유원건설인수경위가 석연치 않았음을 시사했다. 趙舜衡(조순형·국민회의)의원은 『제일은행의 한보대출 이사회결의서를 보면 한보는 이미 95년11월부터 당진제철소 건설에 따른 소요자금 및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부도위기에 직면해 있었다』며 『당시에 한보를 부도처리하지 않은 것은 권력핵심부의 비호와 15대 총선에 대한 정치적 고려때문이 아니었느냐』고 추궁했다. 李信範(이신범·신한국당)의원은 『제일은행이 작년 국정감사 때 야당의원들의 자료제출요구를 받고 한보철강에 이를 무마해달라고 부탁한 뒤 자료제출을 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으로 검찰조사에서 나타났다. 이 야당의원이 「장」씨가 아니냐』고 물었으나 제일은행측은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이원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