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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서울대공원 호랑이「짝짓기」골머리

입력 | 1997-02-27 19:57:00


[윤양섭 기자] 과천 서울대공원이 호랑이 합사문제로 애를 태우고 있다. 짝짓기 대상인 수컷 고려(12살·2백20㎏)와 암컷 백아(7살·1백80㎏)가 서로 얼굴을 익히고 있지만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공원측은 지난 26일 합사를 시도했으나 수컷의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아 이를 보류했다. 이는 28일 재시도된다. 공원 관계자는 『암호랑이의 발정기가 1,2주일로 이번 주말을 놓치면 합사가 무의미하다』며 『실패하면 50일정도 더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합사장소는 관람객들로 시끄러운 방사장이 아니라 뒤쪽의 조그만 우리. 대공원측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소방호스와 마취총 솜방망이 등을 준비해 놓고 있다. 이들은 모두 시베리아 호랑이로 고려는 수입해왔고 백아는 대공원에서 태어났다. 이들은 2주일째 인근 우리에서 서로의 얼굴을 익히고 있다. 얼굴익히기는 합사전에 꼭 치르는 통과의례. 관계자는 『호랑이는 주로 단독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합사하다가 순간적으로 기분이 나빠져 물어죽이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李圭學(이규학)동물부장은 『지난 89년과 92년에도 합사에 성공해 새끼를 낳았지만 합사는 매번 신경 쓰이는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사가 성공해 수태할 경우 3개월뒤면 새끼가 태어난다. 호랑이는 통상 2∼4마리의 새끼를 낳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