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金德龍(김덕룡)의원이 한보수사과정에서 鄭泰守(정태수)한보총회장으로부터 선거자금으로 5천만원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일부언론에 보도된 것은 「모종의 음모」라고 한 발언 파문이 계속 증폭되고 있다. 김의원은 자신의 한보자금수수보도와 관련, 『이 일이 하도 해괴해서 진실의 뿌리를 캐내면 배경에 무엇이 있을지 많은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는데 김의원측은 이는 조직적 음해작업이 없다면 일어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의원의 음모설에 대한 여권 민주계내부의 반응과 야권의 분석을 알아본다.》 ▼ 민주계 반응 ▼ [김동철 기자] 신한국당 김덕룡의원이 11일 한보사건 수사보도와 관련, 제기한 「정치음모설」이 정가에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 대해 청와대측은 난감해하고 있다. 특히 정치음모설이 권력핵심부의 파워게임설 등 민주계 내분쪽으로 비화되자 『파워게임은 사실이 아니다』며 펄쩍 뛰고 있다. 신한국당의 민주계 내부도 마찬가지다. 崔炯佑(최형우)의원측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하며 『민주계를 분열시켜 이득을 보려는 자들이 정치음모설을 이상한 방향으로 증폭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음모설을 제기한 김의원측도 『결백을 강조하기 위해 음모설을 얘기한 것일 뿐』이라며 『시중에 돌아다니는 각종 「설」은 민주계 전체의 와해를 노리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시각도 이런 민주계의 주장과 비슷하다. 청와대측은 일부 언론에 민주계 인사 관련설을 흘린 주체는 이를 통해 반사이익을 얻는 개인이나 집단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안기부나 검찰 일각의 현집권층에 적대적인 세력이 집권말기 「줄서기」차원에서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비서출신 정치인들의 이름을 고의로 흘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 대선예비주자중 한 명인 김의원과 정치적 갈등관계에 있는 인사들이 민주계 대선주자를 완전 몰락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언론을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경기고(K1)와 경복고(K2)출신 대선주자 갈등설이 그것이다. 그러나 여권 내부에는 현정권 출범이후 최대위기인 한보사태 수습을 위해 김의원을 희생양으로 삼아 정국을 반전시키려는 고도의 정치적 포석이 깔려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 야권의 시각 ▼ [이철희 기자] 신한국당 김덕룡의원의 「정치음모설」 제기에 대해 11일 야권은 한결같이 『권력내부의 파워게임이 본격화됐다』고 진단했다. 신한국당, 특히 민주계 실세들간의 권력암투가 「김덕룡 죽이기」로 표면화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권핵심부가 일찍부터 한보연루 의혹설이 나돈 崔炯佑(최형우)의원을 희생양으로 삼기에는 껄끄럽다고 판단, 김의원쪽을 택한 것 아니냐는 게 야권의 시각이다. 여기에는 물론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차남 賢哲(현철)씨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깔려 있다. 이같은 분석 근거로 야권은 「철통보안」의 검찰수사정보가 외부에 유출되면서 한보측으로부터 선거자금을 받았다고 보도된 사람들이 대부분 김의원쪽 인사들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 야권은 또 최의원과 동향인 PK(부산경남)인사들이 검찰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도 「김의원 희생양설」의 정황증거로 들고 있다. 특히 한보부도사태에 즈음, 김의원쪽 사람인 李泰衡(이태형)수자원공사이사장 차상환건설공제조합상임감사 등을 구속한 것도 같은 흐름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야권내에서는 여권내부의 권력암투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어서 그 승부를 쉽사리 예단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보고 있다. 김의원이 정치음모설을 제기한 것도 결국 권력게임이 새로운 양상으로 번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야권은 당분간 「실세들간의 암투」를 은근히 부추기면서 사태의 추이를 주시하겠다는 심산이다. 국민회의가 『왕이 사약을 내리고 신하가 사약을 거부하는 궁중의 암투장면과 흡사하다』(鄭東泳·정동영대변인), 『1마리 양을 보호하기 위해 99마리 양을 희생시키는 격』(朴智元·박지원기조실장)이라며 여권의 내분을 부채질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