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金鎭九기자] 「전설속의 종(鐘)을 찾아라」. 경북 경주시가 최근 신라시대에 만들어진 황룡사와 감은사 대종을 찾기 위해 바다탐사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황룡사와 감은사 대종은 신라시대 제작된 불교예술품의 정수로 조선조 초중기까지 전해져 내려오다 병자호란과 임진왜란 당시 몽고군과 왜군이 약탈해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황룡사 대종은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걸작품인 에밀레종(성덕대왕 신종)보다 크기면에서 3배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발굴에 성공할 경우 우리나라 고고학상 최대의 발굴이 될 것으로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경주시는 삼국유사와 동경잡기 등 고문서에 이들 종의 존재가 확인되고 있는데다 「외적(外敵)들이 이들 종을 수로를 이용해 약탈해가다 호국의 상징인 문무대왕릉 인근에서 대왕이 풍랑을 일으켜 이들 배를 침몰시켰다」는 전설이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종의 수장(水葬)가능성을 높이 점치고 있다. 특히 경주시내에서 동해로 흐르고 있는 강 이름이 「큰 종」을 뜻하는 대종천(大鐘川)으로 불리고 있고 어민들이 『비가 오는 날이면 바다밑에서 종소리같은 이상한 소리가 들리곤 한다』고 증언하고 있어 그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주시는 최근 문화재관리국에 해저탐사 승인을 받은데 이어 해군과 육군 등의 인력과 탐사장비를 지원받아 올 봄에는 경주 인근 앞바다에서 본격적인 대종찾기에 나설 계획이다. 경주시는 대종천과 동해가 맞닿아 있는 해역과 문무대왕릉 인근 지역에 신라종이 수장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이들 지역에 대해 집중 탐사할 방침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그동안 몇차례에 걸쳐 소규모 탐사가 진행됐으나 성과가 전혀 없었다』며 『항간에 떠도는 전설과도 같은 얘기라 실현성이 희박하다』는 견해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