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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식물 40년촬영 결실…이영노박사 「한국식물도감」펴내

입력 | 1996-11-29 21:01:00


「金炳熙기자」 우리 땅에서 자라는 식물을 사진에 담아온 식물학자의 40여년 노력이 한권의 책으로 완성돼 나왔다. 책을 지은이는 원로 식물학자 李永魯(이영노·76·한국식물연구원장)박사. 이박사는 한반도의 「꽃이 피는 식물」과 오래전에 국내에 들어온 귀화식물 원예식물 등 모두 3천7백여가지의 식물을 사진과 함께 소개한 「원색 한국식물도감」(교학사 발간)을 최근 펴냈다. 이 도감은 이박사가 1952년부터 최근까지 전국의 산야와 백두산까지 오르내리며 찍은 생생한 식물사진으로 엮어졌다. 국내 식물도감 가운데서는 내용이 가장 풍부하고 사진 상태도 뛰어나다는 평. 이박사는 『우리 식물을 연구하기 위해 휴전선 이남은 안 가본 곳이 없다』며 『북한에서 나는 식물을 찾으려고 중국쪽 백두산에도 아홉차례나 올랐다』고 말했다. 책에 실은 3천20장의 컬러 사진 중 90% 이상은 이박사가 손수 찍은 것이고 나머지는 식물사진 작가나 연구가들의 사진으로 보충했다. 북한에서 자라는 식물은 대부분 이박사가 만주와 백두산에서 찾아내 촬영한 것. 이 도감에는 이박사가 새로 발견해 공개한 식물 13종을 포함해 50년대에 찍은 정2품송이나 한라솜다리 등 지금은 제모습을 잃거나 멸종돼 가는 식물도 수록돼 있어 자료로서의 가치도 높다. 한국식물분류학회를 창설한 이 분야의 선구자로 꼽히는 이박사는 86년 이화여대를 정년퇴임한 후 백두산 한라산 지리산 등 큰 산을 누비며 산에 자생하는 꽃 사진을 찍어 3권의 책을 내기도 했다. 내년에는 「설악산의 꽃」사진집을 펴내고 3월쯤 사진전도 가질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