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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나라 먼나라]지중해 소국 몰타 정권교체

입력 | 1996-11-01 20:21:00


「鄭星姬기자」 최근 총선을 치른 지중해의 작은 섬나라 몰타가 예상을 뒤집고 노동당이 집권함으로써 외교정책의 대변환을 예고하고 있다. 지중해의 중심에 위치한 몰타는 몰타 고조 코미노섬으로 구성된 군도로 면적은 3백20㎢, 인구는 40만명에 불과한 소국.영토내에 산과 강이 하나도 없는 것이 특징이다. 몰타의 새총리로 지명된 알프레드 상트는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의 가입을 주장했던 구집권정당 국가당과는 달리 EU와 NATO의 탈퇴를 통해 몰타를 스위스와 같은 중립 비동맹국으로 만드는 것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사실 1987년부터 집권해온 국가당의 몰락은 다소 의외의 결과였다. 국가당의 집권이후 몰타의 실업률은 완전고용에 가까운 3%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국내총생산(GDP)이 9%나 증가한 가운데 인플레율은 3%에 불과한 활황을 구가했기 때문이다. 상트는 EU의 가입 전제조건으로 구정권이 도입했던 부가가치세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에 주목, 『몰타가 EU에 가입하면 EU내 강대국들에 먹혀버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동당은 이에따라 15%에 달하는 부가가치세를 폐지하고 관세를 부활하는 한편 EU를 탈퇴함으로써 중립국으로서 몰타의 지위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몰타가 이처럼 중립 지향의 노선을 택한 것은 강대국들에 의해 수난을 당했던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 중세시대 십자군의 전략적 요충지였던 몰타는 1590년까지 예루살렘의 성요한 십자군에 속했으며 1798년에는 프랑스의 나폴레옹황제에게 점령된뒤 2년후 영국군에 의해 탈환됐다. 2차대전중에는 독일군의 폭격을 받고 격렬한 레지스탕스운동을 벌였던 몰타는 1964년에야 독립했으나 영국군이 철수한 79년이후에야 국제무대에서 독립적인 지위를 갖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