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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관객 1만3000명 몰린 파리한국영화제

Posted November. 03, 2016 09:40,   

Updated November. 03, 201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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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후 7시 30분(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 바로 옆에 있는 퓌블리시스 시네마 앞 도로에 긴 줄이 늘어섰다. 올해로 11회를 맞은 파리한국영화제의 폐막식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70% 이상이 프랑스 사람이었다.

 지난달 25일 개막한 영화제에는 한국 영화 54편이 상영됐으며 1만3000여 명의 관객이 몰렸다. 2006년 1회 행사 때는 동원 관객 수가 529명이었다. 퓌블리시스 영화관 관계자는 “매년 이곳에서 미국 중심의 영화를 상영하는 샹젤리제영화제와 파리한국영화제가 열리는데 한국영화제 관객이 더 많아졌다”며 놀라워했다. 영화제의 모든 영화를 볼 수 있는 33유로(약 4만1580원)짜리 ‘페스티벌 패스’도 일찌감치 매진됐다.

 배용재 파리한국영화제 위원장은 매년 관객 수가 늘어나는 이유로 “프랑스 현지인의 눈높이에서 행사를 준비한 것이 통했다”고 말했다. 영화제 상영작을 고르는 건 프랑스 현지 프로그래머의 몫이다. 이들은 1년 내내 수백 편의 한국 영화를 보면서 작품을 선정한다. 배 위원장은 “박찬욱 홍상수 김기덕 임권택 감독처럼 프랑스에서도 유명한 감독의 작품은 배제한다. 이곳에서도 통할 만한 보석 같은 신예 감독의 영화 발굴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번 영화제 기간 동안 매진된 영화 12편 중엔 한국에서 흥행한 ‘터널’과 ‘밀정’뿐 아니라 시인 윤동주의 일대기를 다룬 ‘동주’와 다큐멘터리 ‘공부의 나라’도 포함됐다.

 영화제 기간에 단편영화제 시상도 함께 하는데 심사위원은 모두 프랑스인이다. 올해 최우수단편영화상은 이충현 감독의 ‘몸값’이 차지했다. 영화제에 참석한 관객들이 뽑은 최고의 관객상은 이경미 감독의 ‘비밀은 없다’가 받았다.

 배 위원장은 “처음에는 스폰서 구하기도 힘들었는데 이제는 아무 조건 없이 후원하고 싶다고 1만 유로(약 1260만 원)를 지원하는 이들도 생겼다”며 “자원봉사자 모집도 20 대 1의 경쟁률을 보일 만큼 영화제가 파리의 문화행사로 자리 잡았다”고 밝혔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